[안산신문]데스크-시화호와 안산갈대습지

2024. 10. 23. 09:57안산신문

시화호와 안산갈대습지

박현석<편집국장>

국내 최초의 인공 습지로서 지난 1997년 착공해 2005년 12월 완공한 안산갈대습지공원은 본래 ‘시화호습지공원’으로 불렸다. 그러다 2014년 4월 관할 주체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안산시와 화성시로 나뉘어 넘어가면서, 안산시 쪽과 화성시 쪽을 각각 안산갈대습지공원과 비봉습지공원으로 구분하여 부르게 되었다. 2014년부터 안산갈대습지공원의 람사르 습지 등재를 추진하는 등, 이 공원은 시화호 생태계 회복을 보여주는 척도 역할을 하고 있다.
반월국가산업단지와 농지의 확장을 목표로 하는 ‘시화지구 간척사업계획’에 따라 군자만이라고 불리던 이 지역에 1987년부터 1994년까지 시화방조제를 건설하게 된다. 방조제로 물이 가둬진 담수호가 되자 공장 오폐수와 생활하수가 쌓이게 되었다. 농업용수 기준인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 8ppm을 훨씬 초과한 평균 17.4ppm에 일부지점은 80ppm이 넘는 등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생물들의 폐사도 이어졌다. 이에 ‘죽음의 호수’라는 별명과 함께 생태계 파괴 논란으로 인근 주민과 여론의 비판이 일었다. 그리고 이어진 감사원의 감사에서 한국수자원공사의 감독 소홀로 6979개의 오폐수 배관이 부실시공되어 하루 평균 7000t의 오폐수가 그대로 방류되었고, 안산시의 하수처리장 운영 부실로 역시 오폐수를 그대로 배출한데다, 수자원공사가 환경영향평가에서 이를 5.7ppm의 깨끗한 수질로 축소평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서 한국수자원공사, 안산시, 한강유역환경청, 건설교통부의 관련 공무원 14명을 징계하게 된다. 이어 시화호 살리기에 나섰다. 수질개선 대책으로 하수처리장 증설과 배수갑문을 통한 시범적 해수유통을 실시하면서, 시화호 상류에 인공습지 지대 조성에 나서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갈대습지공원이다.
19일, 안산시는 안산갈대습지 생태누리관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안산갈대습지 생태누리관은 상록구 사동 안산갈대습지 내에 설치됐다. 지상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연면적 1,734.66㎡의 규모로 건축된 생태누리관은 국비와 시비,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등 약 8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1층에는 습지환경체험관과 상설전시관, 라이브스케치와 증강현실(AR) 체험실이, 2층에는 기획전시실과 습지프로그램실, 작은도서관이 들어서고 3층에는 실감영상관, 다목적교육실 등이 조성되어 최첨단 체험과 전시 공간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생태누리관은 습지 생물 정밀화 대회, 생물 다양성 탐사대회, 안산갈대습지 생태사진 전시회, 찾아오는 국립공원, 생물자원관 기획 전시 등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및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생물자원 연구와 생태환경교육, 생물자원 보존 등의 거점시설로 활용된다.
사실 그전에도 갈대습지 입구에는 교육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안산시가 시화호 30주년을 맞아 생태누리관을 개관했지만 이미 많은 시민들은 안산갈대습지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나마 안산 시화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로 불리며 고스란히 그 피해는 화성도 아니고 시흥도 아닌 안산시가 지금까지 안았다. 그럼에도 시화호는 시흥과 화성의 명명을 따서 시화호로 불리고 있다. 
최근 시화호 30주년 행사에서도 안산이 짊어졌던 30년의 보답은 보이지 않았다. 시화호는 말 그대로 화성과 시흥의 옛 지명에서 딴 호수였다면 왜 안산시가 30여년간 고통을 받아야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갈대습지 면적도 안산보다 화성이 훨씬 넓다. 문득 안산갈대습지 생태누리관 개관을 접하면서 느끼는 불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