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합동인터뷰-김미화<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인터뷰
김미화<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가랑비 옷 젖듯이, 늘 문화예술 접하게 할 터”
-취임 두 달을 보낸 심경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일이 많다. 가야 할 곳도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이제 두 달이 되었는데 그동안 출근하면서 안산이 가진 문화예술 수준과 저력에 새삼 놀란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문화예술이 발전한 도시의 문화재단 대표가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사는 것이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코미디언인 만큼 흥과 재미로 충만한 안산을 만들고 싶다.
-안산의 인상은 어떤지...
안산이 예향의 도시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가 태어난 곳이며 성호 이익선생의 혼이 깃들어 있고 여성계몽운동가 채용신 선생이 활동한 곳이 아닌가. 문화와 예술 방면의 뛰어난 인재들이 즐비한 곳이기에 문화적 수준 또한 매우 높은 도시로 발돋움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바로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주는 이미지다. 안산에서 이 축제를 16년 동안 하고 있는데 얼마나 멋진 축제인가.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고 공연을 보고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또 예술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이다.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은 축제라고 생각한다.
-안산과 인연, 그리고 지원하게 된 계기는...
예전에 다문화가족 행사를 했었고 제가 진행을 한 적이 있다. 공원에서 하는 축제였는데 제가 진행이 장기이니까 부탁을 하신 것 같다. 또 마찬가지로 행사를 통해 만났지만 세월호 가족과도 인연이 있다. 당시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상황이었고 그런 이유로 안산이 특별한 곳이 되었다. 그렇게 안산이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왔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많은 분들이 도전을 하셔서 경쟁률이 아주 높았다. 그래서 아주 많이 떨렸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PPT를 하면서도 많이 떨었다. 본 적도 없는 전문가들 앞에서 하려니 오죽했겠는가? 그런데 오히려 이런 떨림을 심사위원들이 진정성 있게 봐 주신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2021년 안산국제거리극축제 개최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은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가 변수가 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대면 축제로 갈 수 있다. 외국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이어가고 있고, 서울예술의전당도 VR과 같은 비대면 방식을 실제로 하고 있다. 우리도 연구를 해서 어떻게든 진행할 것이다. 우리 재단도 직원들이 거리극축제를 16년간 진행한 노하우가 있고 지역에 많은 전문가들과 서울예술대학교와 같은 지역 자원이 풍부하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는 중이다. 최대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적합한 형식과 내용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거리극축제 장소는..
현재 문화광장이 지하철 공사중인데 일부 공사구간을 잘 막고 조금 축소해서 그곳에서 진행하는 방안 하나, 또 하나는 생각을 넓혀서 와스타디움에서 화랑유원지까지 이어서 하는 방안이 하나 있다. 또는 완전히 펼쳐서 안산 곳곳에 뿌리는 방안도 있다. 저희 직원과 경험 많은 예술인 또 지역의 여러 도움 주실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공연 용도에 따라 장소는 잘 활용하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와스타디움 같은 곳은 설치예술이라든지 커다란 개막식이나 폐막식을 하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다. 우리가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제가 용인에서 농부님들과 함께 하는 사회적기업을 하고 있다. 그것이 창의혁신형인데 문화예술을 통해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유형이다. 12년 동안 진행을 하고 있는데 아주 작은 행사라고 할 수 있지만, 비용절감을 위해서 예술인들과 서로 참여해 주는 품앗이 형태로 진행하거나 저의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로 이어진 것이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더 커다랗게 펼쳐지는 형태로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제 경험으로 봤을 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하는데 경제적으로 지역 주민이 크게 도움이 안되는 면도 있다. 예를 들면 관람객들이 주차만 하고 즐기고 소비는 다른 곳에서 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축제가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장소 문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잘 꾸려가지고 하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 쓰리랑부부 같은 공연을 할 계획은.
실제로 여기 극장이 시민들에게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시민들은 문턱도 좀 낮아졌으면 하는 열망도 있다. 그동안 이곳에서 열린 전문예술 공연도 아주 중요하다. 시민들의 요구가 다양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여러 가지 공연의 맛을 좀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은 또 코로나로 인해 시민들이 많이 지쳐있지 않은가.
또 공연장 안에서 하는 공연만 공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깥에서 하는 공연도 공연이다. 마이크가 어디에 설치되어 있든 제가 마이크를 잡으면 코미디언 김미화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뭐 딱히 무대를 한정하고 갇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극장이든 아니든 어디서나 공연이 펼쳐지고 그 공연도 아주 다양한 장르가 펼쳐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찾아가는 문화예술에 대한 방향은.
제가 공단을 갈 기회가 있었는데 공단에 2만 개가 넘는 공장이 있고 또 멋지게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홍도의 고장답게 문화예술이 담길 공간이 매우 잘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예전 80~90년대 이미지로 상상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여기를 찾아와서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물론 이미 찾아가는 공연을 지역문화실에서 하고는 있다. 나도 직원들에게 기업체 대표님들을 만나 어떤 공연을 언제 하는 것이 좋은지 수요조사를 하라고 지시를 해놓은 상태다. 클래식 공연을 원하면 클래식 공연을 열어드리고, 코미디 공연 해주세요 하면 코미디도 하고, 점심 때 와주세요 하면 그 시간에 찾아가서 공연을 하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실제 심형래씨도 ‘심형래 쑈쑈쑈’라고 구성을 해서 트로트 가수들하고 공연을 다닌다. 정말 다양하고 멋진 공연을 맞춤으로 해드릴 수 있다.
현재 클래식이든 대중예술이든 또 장르를 넘어 많은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제가 방송 경력이 38년이다. 그래서 많은 예술인들하고 관계가 끈끈하다. 그런 저의 문화관련 환경이 다 자산이다.
축제라든지 예술행사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좀 문제다. 시민들 호응도가 떨어지지 않겠는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예술이 지속적으로 시민을 찾아가고 시민들은 그런 맛을 보면서 일상이 즐겁고 위로가 되면 좋겠다. 심형래씨도 오고 김미화가 안산에서 무슨 행사를 하는데 사회를 보네? 참 보기 좋았다, 그런 생각이 스며들게 하고싶다. 제가 대표를 수행하는 날까지는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최근 기획한 공연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수능 끝나고 수험생들이 힘들었던 시기를 잊고 좀 웃으면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옹알스 공연을 12월에 올렸다. 이 옹알스 맴버들이 안산과 인연을 맺으면 좋은 것이 이 친구들이 영국 애딘버러라든지 국제적으로 많은 거리극축제에서 두각을 나타낸 맴버다. 초청도 많이 받고, 얼마 전에는 서울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을 했다. 그래서 내가 개인적으로 만나서 관객이 언제 가장 호응이 좋냐고 물었더니 수능이 끝난 후라 그러더라. 그래서 수능이 끝난 후에 공연을 올리자고 부탁을 했고 성사되었다. 그러니까 어떤 관객층이 어떤 공연을 언제 하면 좋아하는지 알고 거기에 맞춰 우리가 해드리면 되는거다. 옹알스 공연 정말 좋은데 그 공연으로 수능을 마친 학생들이 좀 즐거웠으면 한다.
-예술경영이 어려운테 포커스는 어떻게 잡고 있는지.
경영이 어렵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끌어 가는 대표의 특성도 다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경영이 어렵다해도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공무원으로서 많은 경험이 있는 본부장과 또 직원들이 다 이 분야의 선수들이라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나는 여러 가지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험도 있고 개그 콘서트도 내가 20년 전에 아이디어를 가지고 가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사회적기업 안에서의 공연도 제가 12년째 이어오고 있고 그런 연장선에서 경영을 하고 있다. 경영자가 아주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문화재단 대표는 어쨌든 시민들에게 좋은 공연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면을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경영에 반영할 방침이다.
내가 덜렁거리는 것 같아도 상당히 꼼꼼한 사람이다. 그런 성격이 많이 도움이 된다. 예산 관계로 시의원분들이라든지 많은 분을 만나게 되는데 꼼꼼히 설명하고 또 이해받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제 감도 많이 잡았다. 저는 직원들하고 상하관계가 아니고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으ㅤㅆㅑㅤ으ㅤㅆㅑㅤ’ 하면서 뭘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한다. 얼마 전 공원춘효도 귀환기념 행사를 했는데 저희 직원들이 협업을 해서 진행하면서 너무 좋아했다. 이전에는 자기 부서가 어떤 일을 맡으면 그 부서에서만 했다. 그런데 내 스타일은 다 달려들어서 자기 부서의 장점을 살려서 협조하면서 재미있게 만들어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일터가 아닌 놀이터의 모습, 이런 모습이 바로 내가 안산문화재단의 미래로 그리는 그림이다. 재미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단 직원분들은 시의 일을 위탁받았지만 공무원이 아니다. 우리는 그 위탁 받은 일을 작품으로 만들고 각자의 역할이 대본에 쓰여있다고 생각한다. 대본에 나와 있는 나의 역할대로 정말 열정적으로 대표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다.
-보수 성향의 종편 채널 출연을 했었는데...
티비조선에 고정 출연도 있었고 MBN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도 있다. 아마도 이런 관점은 밖에서 보는 편견일 것이다. 사실 내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이런저런 오해를 받은 것도 상당히 많다. 나는 시사프로그램을 맡았을 때 정말 잘하기 위해 서있는 것이지 이것을 통해서 무슨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2년 동안 맡은 재단의 대표 역할도 끝나면 나는 다시 농부로 돌아 갈 것이다. 대본의 배역과 같은 것이다. 오히려 열심히 했기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생각이다. 나는 살면서 열심히 해서 칭찬을 받은 것이 대다수인데 정말 일을 너무 잘해서 탈이 생긴 것은 시사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좋게 생각한다. 내가 시사 프로그램을 10년 정도 하면 좋은 시사 개그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만들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질텐데 아직 그런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기회가 오면 그것을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시사 프로그램이 밑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21년 사업의 중점 계획은?
시민 참여형 사업이 내년의 목표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앞마당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즐길 수 있느냐. 쉴 만한 그늘을 우리가 줄 수 있느냐 그런거다. 지금은 예술의전당이 어떻게 보면 시민들이 전철을 타기 위한 통로의 역할이라고 할 정도다. 그래서 먼저 음악을 틀라고 했다. 시민들이 오가면서 음악이라도 듣게 되면 그렇게 해서 가랑비에 옷이 젖는게 아닌가. 요소요소에 신경을 쓰고 그래서 모든 요소에 문화가 스며들고 덧붙이는 것들이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옷이 젖은 분들이 문화를 찾아 온다. 현재 전철 역사를 찾아가 진행하고 있는 예술열차 안산선 사업도 마찬가지다.
극장 턱도 낮추어 주어야 한다. 더 많은 공연이 펼쳐질 수 있게 극장 대관료도 50% 감면에서 70% 감면으로 낮추었다. 그럼 수익이 떨어지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재단은 돈을 벌어야 한다. 시민의 세금으로만 경영을 할 수 없지 않은가. 어떡하면 돈도 벌고 지역 예술인도 살리고 시민들이 즐거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숙제다. 하지만 직원들과 힘을 합치고 내 색깔도 잘 반영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역 예술인들과 소통은 어느정도 하는지...
취임 두 달 정도 지났지만 여러 사업을 통해 상당히 지역 예술인들을 많이 만났고 친숙해졌다. 몸은 하나지만 시간을 쪼개 많은 지역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그런 일이 많이 없었는지 재단 대표로 찾아가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반기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루어진다. 아이디어 교환도 서로 하고. <자료제공: 안산문화재단, 정리: 박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