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

[안산신문]사설-엉뚱하게 사용한 일부 세월호 지원비

청년마음 2022. 11. 16. 17:46

엉뚱하게 사용한 일부 세월호 지원비 

2014년 4월16일, 안산시민은 꽃다운 나이인 생떼같은 250여명의 아이들을 잃은 슬픔에 가슴이 미치도록 먹먹했다. 슬프다 못해 분노했다. 어떻게 이 나라가 뭘 잘못했길래 하늘이 벌을 내려주는지 원망하기 까지 했다.
안산시민은 물론이고 전국민들은 슬픔과 분노에 들불같이 일어나 이 나라의 잘못된 안전관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폭발했다. 그리고 난후 8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안산시는 세월호에 대한 사업과 단체가 다시는 일어나야 하지 말아야 할 ‘세월호 참사’같은 사고방지를 위해 교육과 치유, 추모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회 서범수 국회의원이 안산시에 자료를 청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지원비 사용내역을 보면서 더 아픈 슬픔을 느낀다. 세월호 유가족과 그들을 치유하기 위해 지원한 사업비 일부가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세월호 3법 가운데 하나인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약칭 세월호피해지원법) 시행 이후 경기도와 정부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약 110억원을 들여 '안산시 공동체 회복사업'을 실시했다.
안산시 공동체 회복사업은 3단계로 나뉘어 추진됐다. 이미 사용된 예산은 110억원으로 1단계(2017~2019년) 50억원, 2단계(2020~2022년) 60억원이다. 또 3단계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세월호피해지원법은 '희생자 추모와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구제와 지원 등을 통하여 피해지역의 공동체 회복을 도모한다'고 명시했지만, 예산은 이와 전혀 상관 없는 민간 단체들이 사용했다는 서 의원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1단계 사업은 '안산시 기독교청년회'에 위탁해 예산을 집행했는데, 마을모임.마을공동체 명목으로 19억원을 아파트부녀회, 육아부모 모임, 학부모 모임, 봉사단, 주민자치위원회 각종 단체에 지원했다.
또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3월~6월5일)는 '마을만들기'라는 명목으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안산 관내 25개 행정동의 아파트부녀회, 봉사조직, 협동조합, 시민단체 등 약 121개 민간(시민)단체에 총 5억1000만원을 지원했다.
안산청년회는 세월호 예산 500만원으로 '김일성 우상화 교육' 등을 했다. 이 단체가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대학생 통일열차 서포터즈 커리큘럼' 교육자료에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와 김일성 부대', '김일성 만세', 도서 '수령국가', '김일성 항일투쟁의 진실' 영상 상영,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명의 사진을 내걸고는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자급률이 90%'로 자급자족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세월호 예산으로 '평양 갈래?'라는 플래카드도 25장 제작해 안산시내 곳곳에 부착하기도 했다.
게다가 미래세대치유회복사업(2000만원)의 일환으로 단체 회원 등 19명이 389만원을 들여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세월호 지원비는 세월호 유가족과 그들의 치유,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세월호 참사 같은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교육 등의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아픔을 겪은 많은 안산시민들이 이번 보도를 접하면서 다시 한번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