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8. 17:28ㆍ안산신문
공공기관장 임명에 신중을
박현석 <편집국장>
윤화섭 시장이 출범한지 한 달이 넘었다. 예상대로 그동안 미뤄졌던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발탁된 인사들 면면을 보면 역시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이 대부분이라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윤화섭 캠프에서 대변인을 담당했던 양근서 전 도의원이 안산도시공사 대표이사에 임명됐고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는 인수위 정책총괄을 담당했던 전준호 전 시의원이 취임했다.
시장이 회장으로 있는 안산시장애인체육회와 안산시체육회도 상임부회장이 이국희 전 체육회사무국장과 김복식 전 안산시새마을회장이 임명됐다. 체육회 사무국장은 휴가를 가는 바람에 9월 5일자로 새로운 사무국장이 들어온다. 물론 윤화섭 캠프에서 활동한 박형두 전 고흥군민회장이 사무국장으로 유력하다.
윤 시장은 전문성과 개혁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입장이나, 최근 지역 언론에 자천타천 거론된 후보들의 이력을 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안산청소년수련관장, 안산도시개발 사장과 본부장, 과거 채용비리로 홍역을 치렀던 안산도시공사 본부장 자리에도 전직 시의원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소통위에서 가칭 협치위원회의 전문 위원과 4급 정무특보 자리는 공직자 출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논공행상식 산하기관장 낙하산 임명은 고질적인 인사적폐다. 소속정당이 바뀌거나 시장이 바뀔 때 마다 능력보다 측근이 배치돼 논공행상식 ‘알박기’라며 비판을 받았지만 사정이 바뀌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내로남불’식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
물론 캠프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제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전문성과 개혁성이 최우선 잣대가 돼야 하고 투명한 절차와 공정한 경쟁을 거쳐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마땅하다. 윤 시장의 주변에도 전문성과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자들이 분명히 있다.
그들이 설령 ‘캠코더’에 들지 않은 인물이라 할지라도 윤 시장은 시민들이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발탁, 활용해야 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능력있고 현명하며 깨끗한 사람, 즉 능력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겨야만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안산의 민선시장은 기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공직자들이나 시민들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는 줄 안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시민의 혈세로 설립된 안산시 출연기관의 책임자는 아무나 맡아도 되는 쉬운 자리가 아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선거 기여를 내세워 수장 자리를 꿰찬다면 방만 경영에 따른 경쟁력 저하는 불 보듯 뻔하고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에게 돌아간다.
채용비리도 재현될 소지가 크다. 윤화섭 시장은 그릇된 관행을 끊고 투명한 인사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 인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제도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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