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1. 16:07ㆍ안산신문
지인의 죽음
박현선<편집국장>
월요일 아침 지인으로부터 조문(弔問)을 접했다. 너무 아쉬워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그는 안산시가 민선시장 2기 시절, 경기테크노파크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던 인물로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나이차이도 별로 나지 않아 수년을 접하면서 형님처럼 잘 따랐던 기억이 난다.
상당히 스마트하고 한편으론 상당히 융통성도 있었으며 또 한편으로는 절대 자기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래서 한때 그를 통해 화풀이도 해보고, 회유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가 늘 하던 말은 상황은 변하지만 가치관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치관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한 인간으로서 인생의 올바른 가치관은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의 본분을 지키고 늘 비판의식을 가지며 그가 지녔던 가치관에 흠집을 내기 위해 틈만 나면 그의 안주하는 모습을 지적질 했던 과거가 이제 돌이켜 보면 아무 것도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그때 당시는 기자라는 의식을 갖고 비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융통성을 비아냥 거리며 울분을 토했었다. 지금도 그런 비판의식을 갖고 있어 기자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예전보다 사안을 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어쩌면 나무보다 숲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졌는지 모른다.
운명을 달리 하기 며칠전 길거리에서 만난 그에게 “형님, 이제 백수니까 몸좀 추스르는게 어떠냐”고 말한 기억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웃으면서 “백수니까 더 바쁘다, 조만간 식사나 한번 하자”고 했는데 더 이상을 식사를 할 수 없을 만큼 멀리 가버렸다.
한때 조그만 그의 아파트에서 그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의 인사를 받으며 부러워 했었는데 이제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는 안산시 출자기관에 8년간 근무했다. 4년간은 정식 본부장으로 또 4년은 자리를 옮겨 다른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그리고 지난 해 임기 연장을 신청했으나 승인이 되지 못했다.
이유는 그가 근무한 기관의 정규직제와 임의로 만들어 본부장 자리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임의로 만든 본부장에 그가 근무했던 자리였다. 더구나 임의로 만든 본부장 자리는 49.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사기업이 추천해 임명해 온 자리다. 어떻게 보면 불명예스런 퇴출이 된 셈이다.
안산시가 임명했던 사장의 단호한 의지로 그는 더 이상 그곳에서 근무를 못한 것이다. 물론 지분을 갖고 있는 다른 이사진들의 동의를 구해야 가능했던 것이지만 결과론적으로 계약 연장 승인을 받지 못했다. 나아가 그는 8년 동안 근무하면서 많은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는 밖으로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사안도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 그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그가 한때는 전임 사장이 해임되면서 다시 복귀한다는 말도 들렸다. 이유가 어찌됐던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맞고 또 그렇게 가야 세상이 바뀌는 법이다.
모든 것을 안고 그는 떠났다. 20여년 가까이 그와 하면서 개인적으로 행복했지만 예상도 못할 정도로 훌쩍 세상을 등지는 바람에 가슴이 아리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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