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공개사과 어려운 시의원

2019. 10. 23. 18:09안산신문

공개사과 어려운 시의원


박현석<편집국장>


정종길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이 21일자로 의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문화복지위원장직과 문화복지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내려 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유는 최근 불거진 시립예술단 노조 국악단원들에 대한 ‘갑질’ 언행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조사를 벌이고 발표한 검찰 고발에 대한 부담감이 아닌가 싶다.
수십 년간 선관위를 출입하면서 대놓고 보도자료를 배포해 특정 시의원에 대한 검찰 고발을 언급한 적이 선관위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선관위의 검찰 고발 내용은 명확하다.
선관위에 따르면 A시의원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 등  10여명에게 2회에 걸쳐 23만원 상당의 금품 및 음식물을 제공한 사실이 있으며, 이 외에도 선거구민 또는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게 5회에 걸쳐 80여만원 상당의 금품 및 음식물 등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113조 규정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은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같은 법 제257조 규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부행위는 중대 선거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러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말연시, 명절 등의 계기를 이용해 국회의원·지방의원·지자체장 등을 대상으로 기부행위 제한 관련 법규안내를 수차례 해왔으나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시의원과 시립 예술단 국악단원간이다. 국악단원은 시의원의 ‘갑질’ 언행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당초 시립예술단 노조는 14일, 시의회 앞에서 해당 시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김동규 의장이 직접 나서서 노조와의 면담을 거쳐 22일, 본회의장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공개사과를 할 것이라며 기자회견 취소를 요구했다. 노조는 김 의장의 설득에 수긍하고 22일, 공개사과를 방청하기로 했으나 결국 해당 시의원은 21일, 의회에 사임서를 제출하고 의회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의회에는 4일간의 청가서(請暇書)를 제출했다. 일종의 휴가를 청구한다는 한자어다. 곧 임시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해당 시의원은 시립예술단 노조들이 겪은 수많은 행동에 대해 사과할 이유가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적어도 시의원이라 함은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 불특정 국악단원들이 ‘갑질’이라고 느꼈다면 사과를 할 수 있어야 하는 양심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해당 시의원은 사과에 대해 일언반구(一言半句)가 없어서 하는 말이다.
동료.선배 시의원들의 처신도 문제다. 초선 의원으로 인해 안산시의회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음에도 누구하나 조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시의원 한 명씨 물어보면 해당 시의원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대부분 나이 상으로나, 시의원 경력상으로나 선배들 시의원들이 좀 더 해당 의원에게 강력한 어조로 상황대처를 시켰더라면 지금 이 상황까지 왔을까 싶다.
시립예술단 노조는 23일부터 1인 시위와 25일에는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다. 해당 시의원이 이젠 더 이상 국악 단원들을 기만하고 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