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11. 17:02ㆍ안산신문
알박기 인사(人事)
박현석<편집국장>
이른바 정권교체로 정부의 주요 요직에 있던 전 정권 인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내놓고 있다. 스스로 물러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마치 자신이 제대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어색한 동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전 정권은 대통령선거로 정권이 교체되는 시점에서 소위 알박기 인사로 언론을 통해 비판을 받은바 있다.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던 전 정부가 '보은 낙하산' 관행을 정권 말까지 떨쳐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였다. 새 정부와 국정 철학이 다른 공공기관장이 계속 버티면 결국 국가적 낭비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 정부의 이같은 인사는 기초자치단체까지 그 여파가 있는 듯 하다. 안산시에는 산하기관과 재단법인이 있다. 대부분 대표가 올 연말에 즈음해 임기만료 등의 이유로 그만뒀지만 여전히 임기가 남은 몇몇 기관에서는 끝까지 버티기를 하고 있다. 해당 관련 규정을 이유로 오히려 떳떳한 모양새다.
‘아시타비 (我是他非), 나는 옳고, 다른 이는 틀리다'라는 뜻의 사자성어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로 바꾸어서 많이 사용한다. 늘 자신의 정치적 목적은 올바르고 자신과 다른 정치나 정당은 아주 대놓고 반대하면서 어떻게 정의를 논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간다.
최근에는 5월까지 임기를 마치고 그만둔다고 전해졌으나 그전에 해당 조직의 인사를 미리 해버리면서 내부 조직에서 조차 알박기 인사라는 말이 들린다.
철도 안전 미조치 사유로 해임 위기에 처한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조만간 코레일 간부 인사를 하겠다고 지난 연말 국토교통부에 통보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인사를 자제하라는 뜻을 전달했지만 국토부 주변에선 전 정권 말 ‘알박기 인사’로 사장이 된 그가 잇단 철도 사망 사고로 해임을 코앞에 두고 인사를 한다는 것에 대해 언론은 ‘알박기 인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풍겼다.
자리는 어쩔수 없이 그만두지만 제대로 그 조직이 운영될 수 있게는 못봐주겠다는 의도인지, 내부에서 반발이 흘러 나온다.
또한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은 해당 조직내 사규에서는 팀장급이 아니라 위원이나 전문위원으로 근무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런부분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산시가 그 조직에 대해 제대로 예산을 배정하고 조직의 운영 취지대로 이끌려면 내부에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정치적 조직을 뿌리 뽑아야 한다. 그 조직은 시민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조직임에도 오로지 특정 정치적 성향을 띤다면 더 곪기전에 새로 판을 짜야 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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