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의장단 자리분배 여·야 ‘충돌하나’

2018. 6. 27. 17:37안산신문


의장단 자리분배 여·야 ‘충돌하나’

민주당, 부의장 제외한 상임위원장 독식 당론 정해
기행위 주미희, 도환위 나정숙, 문복위 정종길 내정
한국당, 교섭단체 정당으로 상임위 한자리요구 당연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안산시의회가 재편된 가운데 8대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3자리를 놓고 여·야 간 양보가 없는 한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출범을 눈앞에 둔 8대 시의회는 민주당이 14석을 차지해 7석에 그친 자유한국당보다 월등히 많은 의석으로 의장직을 포함해 부의장, 기획행정위원회, 도시환경위원회, 문화복지위원회, 의회운영위원회 등 4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할 태세다.
민주당은 20일 14명의 시의원 당선인들이 모여 논의 끝에 8대 전반기 의장에 김동규 4선 의원을 당론으로 정하고 당대표 의원에 송바우나 재선 의원을 추대해 의회운영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
3선인 김동수 의원과 나정숙 의원은 후반기 의장단에서 활동하기로 하고 일단 전반기에는 나서지 않기로 알려졌으나 수차례 거듭된 논의 끝에 25일 회의에서 기획행정위원장은 주미희 재선 의원과 박은경 3선 의원 간 투표 끝에 동수가 발생, 연장자 원칙에 따라 주미희 당선자가 내정됐다.
도시환경위원장은 나정숙 의원이 내정됐고 문화복지위원장은 정종길 초선 당선자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당은 21명의 의석 중 7명을 차지해 33%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하고 풀뿌리 민주주의 근본인 기초의회의 취지를 강조하면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당 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8대 시의회는 출범 초기부터 파행이 예상된다.
지난 7대 후반기 의장단 구성 때도 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안산시의회는 8대 출범 전부터 의장단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민들로부터 비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3명의 초·재선 당선자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당선자들이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한국당에 주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러나 재선 의원 가운데 기초의회의 근간인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리고 그동안의 불합리했던 의회의 관행을 없애는 차원에서 포용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으로서 의회운영위원장을 뺀 나머지 3개 상임위 가운데 한 자리를 한국당에 준다고 하더라고 압도적인 의석수를 확보한 민주당 입장에서도 의회 내에서의 역할에 큰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모 의원은 “압도적인 표차로 시민들이 지지해 준 이유는 민주당 혼자 독식하는 시의회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안산 발전을 위해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는 한국당과 원활하게 의정활동을 추진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여전히 부의장을 포함해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협상테이블에 내놓았다. 당초 한국당도 당대표에 윤석진 재선 의원으로 내정했으나 윤 의원이 상임위원장 자리에 관심을 갖는 바람에 오리무중이다.
부의장 자리도 당초 3선의 김정택 의원이 내정됐으나 이기환 재선 당선자가 강하게 요구하는 바람에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환 당선자는 “부의장으로 추대해 준다면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주당도 7대 출신인 김정택 의원의 부의장 내정에 동의를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7대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정에서의 양당 간 감정의 골이 깊게 각인된 셈이다.
한국당 모 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이 기초의회에서 의석수 33%를 차지하고 있는 교섭단체 정당에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주지 않는 것은 전국 어떤 기초의회를 보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면 그만큼의 포용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다수당의 도리”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의장단 구성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의장과 부의장직 선출 등 모든 시의회 활동에 거부의사를 밝힌 상태다. 상임위 구성에 있어서도 7명 전원이 단체행동에 들어갈 ‘경우의 수’도 불사하겠다는 상황이다.
한국당 김정택 의원은 “33%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세 자리를 민주당이 모두 가지겠다는 생각은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 기초의회를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국회나 다른 기초의회의 경우도 교섭단체 정당이 있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동규 의원은 “일단 14명의 시의원 당선자는 회의를 통해 한국당에게 부의장 한 자리에 대해서만 주기로 했다”면서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동안 논의를 벌였으나 한국당에 주지 않기로 당론으로 정해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한국당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산시의회는 오는 7월 2일 8대 시의회 개원 임시회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4일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과 위원장 선출을 가질 예정이다. <박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