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다수당의 포용 리더십 필요하다

2018. 6. 27. 17:35안산신문

다수당의 포용 리더십 필요하다

박현석 <편집국장>

이번 지방선거는 4년 전 선거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지와 남북·북미회담과 맞물려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그 결과 21명의 안산시의원도 14대 7, 여·야간 의석수가 2배 차이로 민주당 의원들이 입성한다.
중선거구가 시행된 지 이 같은 결과는 안산시의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바라는 기대치가 크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당선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장단 구성에서부터 파격적인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야당에 줬던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이번에는 주지 않고 상임위원장 3자리를 모두 가지려 한다. 부의장 한 자리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넘겨주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겠다는 의도다.
시의회는 다수당의 대표의원이 갖는 의회운영위원장을 제외하고 기획행정위원회, 도시환경위원회, 문화복지위원회 3개 상임위원회가 구성, 운영되고 있다. 7대까지는 늘 3개 상임위 중 문복위원장에 야당 의원이 선출됐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에 상임위원장 3자리를 야당에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당선자 14명 중 6명만이 재 등원에 성공한 3선과 재선 의원이고 8명은 초선 의원들이다. 그들의 입김은 이미 예상됐으나 상임위 구성부터 욕심을 부리는 결과가 나왔다. 초선 출신인 정종길 당선자가 문복위원장에 내정됐으며 재선과 3선 당선자가 표 대결까지 가는 끝에 재선이 기행위원장에 내정됐는가 하면 3선에 성공한 나정숙 의원까지 도환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한국당과 원 구성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최종 결과는 아니지만 민주당의 행보는 신속하다. 그만큼 66%의 의석수 확보에 따른 자신감에서 나온 결과다.
문제는 파트너십인 한국당의 의견은 듣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시의회 21명의 시의원 당선자중 7명은 한국당이다. 이들을 염두에 두지 않는 일방적 원구성은 의미가 없다. 기초의회가 생긴 이유는 다름 아닌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립하기 위해서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한 정당만의 일방적 원구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초의회 초창기 때는 소선거구제다. 소속정당도 없었고 의정비 등도 미미했다. 그래서 많은 과거 시의원들은 명예와 봉사차원에서 시의원직을 수행했다.
이후 정부는 소선거구제의 경우 특정 정당 소속의 정치인들만 의회를 구성해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에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정당공천제가 도입되고 중선거구제로 전환됐다. 그 결과 한 선거구에 정당이 기명된 2~3명의 당선자가 탄생해 다수당과 소수당의 견제와 합치가 이뤄지는 결과를 낳았다. 중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서로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탄생한 선거제도다.
이번 선거는 그러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2명의 시의원을 뽑는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한국당의 열세는 예상된 결과로 나타났다.
의석수 확보도 14대 7이란 있을 수 없는 격차를 벌였다. 다른 소수당은 아예 들어오지도 못한 결과다. 이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시민들이 지금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 아는 대목이다. 비단 시의회만의 결과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표심이 한쪽에 쏠려 더욱 이해할 수 있다. 시민들이 갖는 기대치만큼 의정활동과 의회 운영을 잘 이끌어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지지한 시민들의 바람은 시의회 감투를 독식하라는 것이 아니다.
선출직 시의원들은 자리에 연연해하지 말고 안산과 시민을 위해 집행부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혈세를 집행부가 낭비하지 않게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