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정치인의 도덕성

2018. 7. 25. 17:12안산신문



정치인의 도덕성

박현석 <편집국장>

스타정치인 노회찬 국회의원의 자살은 층격이다. 그냥 단순하게 스타정치인이 자살해서 안됐다고만 생각하는지, 아니면 스타정치인의 극단적인 선택을 비겁하게 볼 것인지 국민들은 다양하게 생각하며 그의 선택을 아쉬워하고 있다.
노회찬 의원은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서울 노원과 경남 창원에서 19대와 20대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력을 봐도 노 의원의 국민적 인지도는 높았다.
그러나 노 의원은 최근 불거진 ‘드루킹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에 연루되면서 많은 심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나 대부분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언론도 앞다퉈 노 의원의 자살을 드루킹 불법 정치자금과 연관해 보도에 열 올리고 있다.
국민들은 노 의원의 자살에 안타까움이 더하겠지만 그보다 더한 안타까움은 정치인의 도덕성이다. 국민들은 늘 정치인들에게 정의로운 편에 서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들을 4년마다 선거를 통해 선택하고 국회에 보낸다. 국민들은 그들이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를 원하고, 속 시원하게 풀어주기를 원한다.
지금까지 그런 희망을 갖고 국회의원을 뽑아 줬지만 막상 국회에서는 정당 간 권력 잡기에 혈안이 돼 흠집 내기에만 열 올리고, 뭐 하나 꼬투리가 잡히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마치 자신이 ‘정의의 사도’ 인양 나머지 동료의원들을 소속정당에 따라 도매급으로 격하시킨다.
그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의 치부가 드러날 때마다 실망감만 늘어나고 그들의 올바른 행동까지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곤 한다. 대부분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노회찬 의원의 자살도 좀 더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불법 정치자금이 아닌 대가성 없는 정치후원금임을 당당하게 밝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자살로서 결백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노 의원의 떳떳함과 당당한 대처였다.
비슷한 시기, 방송에 보도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폭연루설에서는 노회찬 의원과 많이 다르다. 이재명 도지사와 성남 조직폭력배간 연루설은 방송이 되자마자 사실여부를 떠나 사람들이 이 도지사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도지사는 노회찬 의원과 달리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고 있다.
오히려 방송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으로서 당당히 대처할 수 있는 배포는 인정한다. 그럼에도 논란의 확산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이들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이 바라보는 가장 큰 팩트는 ‘정치인의 도덕성’이다. 정치인들은 국민들 앞에서 절대 불법과 편법을 하지 않았다고 늘 말을 한다. 그들은 감히 국민의 지지를 받은 정치인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인의 도덕성’을 수많은 정치인들이 지키기는 쉽지 않다. 유혹도 많을 것이고, 협박도 받을 것이고, 회유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시정잡배’처럼 그러지 않기를 국민들은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을 대표하는 리더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후원금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조폭도 특정정치인을 지지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정치인을 지지하는 특정세력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집단이고, 정의로운 세상에 흙탕물을 뒤엎는 집단이라면 그들과 손을 잡지 말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국민들은 아직도 우리가 선출한 정치인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