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안산시 반값등록금 전국최초 시행

2019. 4. 25. 11:54안산신문

안산시 반값등록금 전국최초 시행

윤 시장, 17일 기자회견 열고 밝혀
경비절감‧체납세 등 재원확보도 자신
‘사업계획 미흡’ 우려여론 만만치 않아


안산시가 인구감소 해결과 교육복지 확대를 위해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전국 시 단위로는 최초로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추진한다.
시는 올해 다자녀가정·장애인·저소득층 학생을 우선 지원한 뒤 재정 여건에 맞춰 지원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윤화섭 시장은 17일, ‘안산시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이르면 올 2학기부터 반값등록금을 시행한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고등학교 무상교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대학생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지방의 일부 군 단위에서 등록금을 지원하는 사례가 있으나, 수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수도권 및 전국 시 단위에서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기는 안산시가 처음이다.
지원 대상은 조례 시행일 전 1년 이상 계속 안산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대학생 가정이다. 전체 지원규모는 시의 예산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대된다. 다만 조례 제정 과정에서 지원 대상자 기준은 변동될 수 있다.
학생들은 전체 등록금 가운데 한국장학재단 등 다른 단체에서 받는 지원액을 제외한 직접 부담금의 50%를 지원받게 된다. 근로장학금, 일회성 포상금 등 일시적으로 지급된 지원액과는 상관없이 받는다.
시는 이달 내로 보건복지부, 경기도와 협의에 들어가고, 시의회와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이후 입법예고, 조례제정 등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 2학기부터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우선은 다자녀가정·장애인·기초생활수급 학생 3천945명에게 지원되는 29억 원가량의 사업비는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향후 대상이 확대되면 연간 최대 2만여 명의 대학생이 혜택을 받게 된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대학생 1명당 연간 평균 등록금 자부담액은 329만원으로, 시는 이의 절반인 평균 165만원씩 지원하며 전체 대학생 수혜를 위해 필요한 예산은 335억 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올해 안산시 본예산 2조2천164억 원의 1.5% 수준이어서 단계적으로 대상을 늘리는 데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시는 유사중복 사업을 줄이고 불필요한 경상경비를 절감하는 한편, 고질적인 고액 체납액 징수를 강화해 재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공시지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지방세도 증가하는 등 세입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가 이번 대학생 반값등록금 정책을 꺼내 든 것은 고교 무상교육을 추진하는 정부 기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안산시의 내국인 인구는 2013년 71만여 명에서 작년 기준 66만여 명으로 5만3천여 명(7.47%) 감소해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앞서 시는 올해 입학한 고등학생에게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했으며, 교육 환경개선에 매년 195억 원, 친환경 급식지원에는 260억 원을 지원하는 등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있다.
윤 시장은 “교육에 대한 투자는 안산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모든 대학생들이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사람이 찾는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반값등록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안산시 내부에서 조차 인구감소 방지대책으로는 다소 엉뚱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윤 시장의 공약에도 없는 사업을 급조하고 대부분 세수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세무 전문가는 “체납세나 공시지가 상승비용으로 335억원이라는 등록금 재원을 확보할 있다고 자신하는 안산시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세무회계상 늘 체납세나 지방세의 확보비율이 재원을 확보할 정도로 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예산을 편성할 때 어떤 방식으로 끼워 맞출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윤 시장의 기자회견과 달리 당장 조례안이 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통과돼야 가능하며 관내 2만여명 남짓의 대학생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진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에서도 안산시의 ‘반값등록금’과 관련해 논쟁이 뜨겁다. “안산시의 예산이 얼마나 많으면 대학등록금을 지원해주느냐”부터, “예산이 남아돈다면 차라리 그냥 전액 다 지원해주라”며 비아냥거렸다.
반면에 댓글을 통해 찬성하는 쪽도 일부 보였다. “세금 거둬 가난한 대학생들에게 주니 고맙다”라고 밝히는가 하면 “안산시가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반값등록금을 상징적으로 선언해 다른 지자체로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박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