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자원봉사센터와 자원봉사단체

2019. 8. 1. 09:13안산신문

자원봉사센터와 자원봉사단체


박현석<편집국장>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단체나 자원봉사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그들을 위한 지원은 당연한 것이라고 봅니다.”
한 자원봉사단체에 속한 자원봉사자는 최근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나서 이처럼 항변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에서 800여명이라는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는 A봉사단의 B자원봉사자는 지난 주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도시락배달 봉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프라스틱 바구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센터에 요청했다.
휴일도 아닌 평일에 몇 십개나 하는 도시락을 바구니 같은 물품이 없으면 자원봉사자 개인이 실어 나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당일 사용할 바구니를 빌리기 위해 적재해 둔 창고형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센터가 임시로 열쇠 등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가 “이 바구니는 자원봉사센터 재산이니 가져 갈 수 없다.”면서 바구니를 빌려주는 것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아니 자원봉사자가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바구니만 빌려주는 것 뿐인데 자원봉사센터 재산이라며 거부해도 되는 것입니까? 이게 무슨 경우인지 황당합니다.”
B자원봉사자는 열쇠를 관리하는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금방 사용하고 다시 갖다 주겠다고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가져 가지 말 것을 엄포를 놓았다며 폭로했다.
하는 수 없이 도시락을 배달하려는 B자원봉사자는 열쇠를 관리하는 자원봉사자 말을 무시하고 바구니에 도시락을 싣고 급하게 배달한 다음에 다시 바구니를 돌려줬다며 하소연을 했다.
“차가 떠나는데도 끝까지 바구니 가져 가지 말라며 쫓아 오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신문사에 제보를 했습니다.”
안산시 자원봉사센터는 지금은 사단법인으로 전환됐지만 오래전 탄생해 지역 자원봉사자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현재 1200여개의 자원봉사단체를 비롯해 수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의 허브역할을 해오면서 나름대로 지역에서의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흘러 나오는 안산시 자원봉사센터의 민낯은 다수의 자원봉사자나 자원봉사단체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원봉사센터가 마치 자원봉사자나 자원봉사단체의 ‘옥상옥(屋上屋)’ 마냥 갑질을 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자원봉사센터 소속 일꾼들 대부분은 자원봉사자를 지원하는데 열정을 다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갑질행태’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대표적인 사회적 적폐로도 오르내리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자원봉사단체, 그들은 무엇을 바라고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다. 일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가면을 덮어쓰고 자원봉사스럽지 않은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의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은 진심을 다해 자원봉사를 통해 삶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어떻게 자원봉사를 확대해야 하는지, 그들과 함께 소통하고, 함께 갖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
안산시 자원봉사센터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자원봉사단체 등이 자원봉사를 위해 한마음이어야만 안산의 자원봉사는 더욱 확산될 것임을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