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선거때만 되면 바쁜 향우회

2020. 4. 8. 18:29안산신문

선거때만 되면 바쁜 향우회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각 후보들의 홍보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 중에는 각종 이익단체들이 눈도장(?)을 찍으려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하거나 이를 자랑이라도 하듯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홍보자료로 활용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중에서도 총선이나 지방선거를 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향우회가 단 한번도 빠진적이 없다. 한국노총이나 소상공인협회 등은 어떻게 보면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알리고 후보들이 얼만큼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지지를 한다거나 정책협약을 할 수 있겠지만 향우회는 이익단체가 아닌 고향이 어디냐에 따라 분류되는 순수한 친목단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특정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흡사 지지선언을 한 것처럼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안산의 향우회가 정치판에서 큰 세력으로 인정받길 원해 안타깝다.
향우회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이익단체가 아님에도 향우회장이나 임원진들이 단체로 후보들의 선거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례는 비단 이번 총선만이 아니다. 마치 회장이 방문하고 임원진이 방문하면 향우회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후보들도 문제지만 향우회장이나 향우회 임원진이 굳이 선거에 나선 후보들을 꼭 선거때만 되면 방문하는 이유를 당췌 모르겠다.
전체 향우회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후보를 방문하고 그것도 모자라 지지까지 하는 뉘앙스를 풍긴다면 공정한 선거판을 특정 지역과 혈연, 학연으로 오염시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한다 하더라도 개인 자격으로 조용히 갔다면 비난을 받지 않겠지만 사진까지 찍고 후보들에게 이롭게 홍보용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알 사람은 다알고 있음에도 제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로만 내뱉는 ‘공정한 선거’일 뿐이다.
안산의 향우회는 호남과 영남, 강원, 충청, 제주, 이북5도민 등 다양하다. 안산은 특히 개발도시로 지방을 고향으로 삼은 시민들이 많다. 그들은 나름대로 다양한 정치적 성향이 존재하지만 안산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전혀 문제가 안되는 정치적 다양성이 선거때만 되면 후보들이 지역 향우회의 방문을 환영하고, 공정한 선거를 외치면서도 향우회를 통한 후보들 자신의 입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안산의 향우회가 이처럼 잘못된 행보는 정치인들에게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방문을 한다 하더라고 후보들이 자정역할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방문해 지지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지만 향우회란 명칭을 사용해 방문하고 홍보하는 잘못된 관행은 바로 잡아야 한다.
향우회에 속한 다양한 정치성향을 가진 향우회원들이 특정 후보를 방문한 회장이 알려지고 임원진이 언급된다면 더 이상 향우회에 대한 소속감이 들 수 있을까 싶다.
그냥 선거때는 향우회란 직함을 사용하지 말고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 향우회원 중에는 정치적 목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더러 있겠지만 대부분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향우회에 참여하고 싶다. 순수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향우회가 더 이상 향우회 이름으로 선거판에 끼어들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