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총선이 끝난 후

2020. 4. 23. 09:48안산신문

총선이 끝난 후


4.15 총선이 끝났다. 민심은 곧 천심이라는 옛 어르신들의 말이 있다. 국민은 견제와 균형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것인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몰표를 던져줬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인천, 경기권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121개의 국회의원 자리중 103자리를 거의 싹쓸이 하다시피 압승을 거뒀다. 여기에 전북과 광주, 전남 등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막강한 지지를 얻어 163석이라는 지역구 의석을 쓸어 담았다. 더구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차지한 17석까지 합치면 무려 180석이라는 의석수를 자랑한다. 300석의 국회의원 자리중 3분의 2를 채 넘지 않았지만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셈이다.
반면에 민주당을 견제해야 할 미래통합당은 보수 대통합의 기치로 뭉쳤지만 지역구 84석에 그나마 비례대표 미래한국당이 19석을 획득해 합쳐서 103석으로 겨우 전체 국회의원 자리 3분의1을 넘었다. 누가 봐도 치욕스런 참패를 인정할 수 밖에 국민의 심판이다.
안산도 예외가 아니다. 안산의 보수 거물이라 할 수 있는 미래통합당 박순자 의원이 정치신인에다 조국백서 집필에 참여한 김남국 당선자에게 분패(憤敗)했다. 적어도 지역의 다수 유권자들은 박 의원이 어렵지만 4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아니 그렇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다.
그러나 사전투표함을 열기 시작한 16일 밤 12시40분이 지나면서 2~3% 앞서 있었던 박 의원의 개표율이 김 당선자에게 급격하게 쏠리면서 한 번도 따라잡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 때문에 한때 박 의원의 지지자들은 사전투표함에 대한 부정의혹을 제기하는 등 분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3선을 바라던 단원갑 김명연 의원도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상대적으로 고영인 당선자의 선전이 눈부셨던 지역구다. 개표 후 줄곧 앞서 나가면서 3수 끝에 국회입성을 일궈냈다. 
상록지역구는 전해철 의원과 김철민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까지 받아 무난하게 3선과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전 의원은 상대 박주원 후보를 20% 이상 격차를 벌이며 향후 국회 원내대표 나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안산도 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난 총선이다. 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국민들의 호응과 세계적으로 한국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특별한 관심, 또한 이를 앞 다퉈 보도하는 다수의 방송사와 언론사들도 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특히 만 18세도 투표한 청소년 유권자들의 표심도 민주당의 표심에 한몫했다. 대부분 이 나이의 청소년들은 입시나 컴퓨터게임에 관심을 많이 갖는 나이다. 정치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인기에 치중하는 세력들이다. 이들의 표심도 무시 못하는 총선이 된 셈이다.
또한 6개월 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행보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했지만 이미 코로나19에 묻혀 오히려 조국을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 조국의 언행불일치로 국민들의 넘친 분노가 ‘검찰개혁’에 퇴색됐다.
무엇보다 야당의 중심인 미래통합당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가 지금 없다는 것이 이번 총선의 가장 핵심인 듯 하다. 진보.보수를 떠나 한 당의 리더와 그 리더들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뛰어나지 못하면 당의 수명은 짧아진다.
과거 총선이나 지방선거를 보면 답이 나오는데 아직 미래통합당의 리더들은 그 답을 찾지 못한 채 총선에 임했으니 결과는 뻔할 수 밖에. 민주주의 사회는 견제와 균형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