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거대 여당의 아쉬운 포용정치

2020. 7. 8. 17:03안산신문

거대 여당의 아쉬운 포용정치

 

안산시의회 의장단이 우여곡절 끝에 구성됐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의장단 선출을 앞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반기 의장단 구성에 앞서 약속한 부의장과 문화복지위원장을 추천하기로 한 공문을 공개하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전반기 원구성에 앞서 민주당은 후반기 부의장과 문화복지위원장을 ‘자유한국당’에서 추천한 후보로 선출한다는 공문에 민주당 대표 직인까지 찍어 합의했었다. 당시 송바우나 의원이 민주당 대표의원으로서 강광주 당시 한국당 대표의원과 합의한 것을 공문화 한 것이다.
그러나 후반기 정세가 변했다. 당시 한국당 의원인 이기환 의원이 탈당해 민주당으로 당적으로 옮기면서 현 통합당 의원들은 6명이다. 민주당은 정종길 의원이 제명돼 무소속이지만 이 의원의 복당으로 14명 그대로 의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래서 전반기 약속한 두자리 의장단 구성인원은 줄 수 없다고 버텼다. 민주당은 후반기 당 대표의원으로 선출된 김태희 의원이 보도자료를 내고 통합당 의석수가 3분의 1이 안돼 전반기 합의내용은 정치적 효력을 상실했다는 이유를 들어 후반기 원구성은 재논의 돼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나섰다.
나아가 3분의 1이 되지 않는 통합당이 상임위원회를 책임있게 이끌어 갈 수 없으며 상임위 간사 역시 위원회 정당 의석수 비율을 고려해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통합당은 의회 구성 규정을 보면 5인 이상이면 교섭단체로 인정받으며 상임위원장 자리를 추천할 수 있다는 입장이 강했다. 더구나 전반기 3분의1이 된 상태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주지 않은 민주당이 이제와서 1명이 빠졌다는 이유로 약속을 재논의해야 된다는 논리는 다분히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는 억지주장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난 전반기 통합당은 민주당이 후반기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합의를 해서 의장단 구성에 합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1명이 빠졌다는 이유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민주당만의 억지 논리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의원이 6명이나 7명이나 상임위별 구성으로 보면 거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굳이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독식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구나 상임위 간사까지 독식하려는 의도는 철저하게 야당을 무시하겠다는 이유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반기를 보더라도 집행부의 정책이나 사업에 제대로 제동을 걸지 않은 것이 안산시의회의 현실이다. 민주당의 시장이 집권하는 마당에 사실상 민주당 안산시의원들은 논의 시늉만 보이고 결국 집행부 의지대로 정책과 사업, 예산이 집행됐다.
심지어 안산시의원들과 이를 대표하는 안산시의회 의장이 집행부와 시장에게 요청하는 주요한 사안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이 수두룩하다. 결국 시의회가 갖는 견제와 감시기능을 제대로 못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민주당 안산시의원들은 자리챙기기에 유독 열정적으로 매달렸다. 다선의 민주당 의원들까지 합세해 전반기에 약속한 의장단 구성은 산산히 깨지고 간사자리까지 독식하면서 생색내듯 예결위원장 자리를 1년 동안은 할 수 있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서운 다수당의 논리다.
옛말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뜻이다. 즉 권력이나 부귀영화는 오래가지 못함을 뜻하는 말이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안산시의회 역사상 이렇게 많은 의석수를 보유한 적은 없었다. 역으로 해석한다면 이젠 더 이상 이보다 더많은 민주당의 의석수는 없을 수 있다. 거대 다수당으로서 포용의 정치가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