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21. 17:22ㆍ안산신문
정치인의 공공기관장 진출을 보는 시각
박현석<편집국장>
윤화섭 시장이 지난 2018년 당선 이후 취임한지 2년이 넘었다. 한때 보은인사니, 정실인사니 하며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지방선거 등에서 낙선하거나 공천을 받지 못한 시.도의원들과 후보들이 공공기관장에 임명됐다.
그중에 윤 시장과 도의원 시절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양근서 안산도시공사 사장을 비롯해 4선을 역임한 전준호 전 시의회 의장은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최근에 안산도시공사와 안산시가 ‘무리한 감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을 보면 양 사장을 임명한 윤 시장 입장에서는 여간 심기가 불편하지 않나 싶다.
또한 전준호 전 대표이사도 절차를 거쳐 다시 환경재단 대표이사 공고 신청을 했지만 결국 차순위 후보인 윤기종 대표이사가 재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윤기종 대표이사는 오랫동안 시민단체 활동을 한 지역 대표 시민사회운동가로 알려졌지만 지난 국회의원 선거시 지명도에 자신을 갖고 단원을에서 후보자로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중앙에서 내려온 김남국 현 국회의원이 차지했다.
또한 본오동에서 시의원 후보로 출마, 낙선한 박금규 후보가 안산도시공사 본부장으로 들어갔으며 뒤늦게 박영근 전 시의원도 도시공사 사업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명후 한 번도 업무보고나 행정감사에 참석하지 않은 박기춘 전 국회의원도 안산도시개발 사장으로 임명돼 주위의 여론 등에 밀려 취임 4개월만에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기춘 전 의원은 2015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던 결정적 흠집이 있었으며 안산이 아닌 남양주 출신 국회의원이었다. 그럼에도 박 전 의원의 안산도시개발 사장 임명은 지역 관가에서 많은 말들이 많았으며 시의회조차 무시하고 있다는 여론이 퍼지자 결국 사퇴하고 만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은 오랫동안 안산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이들은 시의원과 도의원 등을 거쳐 지역 발전을 위해 수많은 언행을 남기며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진 인물들이다.
양 사장은 오래전 천정배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서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 3선의 도의원을 거친 인물이며, 전준호 전 시의원은 지역일꾼으로서 많은 유권자들에게 사회운동가인 아내와 함께 지역 발전에 힘쓰는 인물이다.
그들이 더 이상 공식적으로 정치인으로 활동이 제한되자 공공기관의 장으로 다시 시민들에게 등장한 셈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그들이 일관된 정치적 신념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큰 듯 하다.
“정치에 발을 들였으면 줄 곧 안산을 움직이는 정치인으로 남아 있길 바랬는데, 공공기관의 장으로 활동하는 것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는 한 유권자를 통해 그들의 행보가 지속적으로 이어갔으면 하는 여운이 든다.
정치인은 정치인의 삶이 있다. 배고프고 힘들다고 정치인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바뀌고, 다시 여건이 변하면 정치인으로 변하는 정치인을 과연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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