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함부로 내뱉는 ‘유착의혹’

2020. 10. 21. 17:27안산신문

함부로 내뱉는 ‘유착의혹’

 

최근 ‘유착의혹’을 들은 기억은 지난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 보도한 채널A 이동재 기자의 취재 윤리 위반 행위다. 채널A의 법조팀 기자가 금융사기로 복역 중인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접근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검사장과 기자가 특수관계라고 주장하며,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에 대한 비위 사실을 내놓으라고 회유 및 협박해 취재 윤리를 위반한 사건이다. 실제 검사장과 이 기자의 유착 여부는 현재 수사 중이며, 채널A와 검찰 측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정했다.
한국기자협회는 6월 24일 자격징계분과위원회를 통해 채널A 기자와 그를 직접 지휘, 감독한 법조팀장, 사회부장을 기자협회에서 제명 및 재가입 무기한 제한 징계를 내렸다. 기자와 동행 취재한 또다른 기자에 대해서는 ‘경고’를 결정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은 7월 2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이자 15년만의 일이다.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청법 제8조에 근거했다고 밝혔으나, 해당 법조항 자체가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많다는 것이 주위의 의견이다. 게다가 법무부장관의 해당 조치가 동법 제12조에 규정된 검찰총장의 권한을 침범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을 배제시켜가면서 수사팀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언유착의 진상을 규명하는데 실패하면 정치적 수사였다는 비판의 여론이 일고 있다.
이처럼 유착의혹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진실을 밝히는데 끝없는 논쟁을 불러 일으킨다. 지난 16일, 일부 입주민들과 동대표들이 뽑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간의 소송 논쟁으로 기자회견까지 했던 사동 그랑자이시티 3천700세대 입주민들이 때아닌 ‘지역 국회의원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간의 유착의혹’ 현수막으로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 민원에 대해 청취를 할 수 있으나 특정인과의 ‘유착의혹’을 제기한 현수막의 내건 의도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실질적으로 지역 국회의원은 그들과의 분쟁은 청취할 수 있다고는 이해하지만 다른 사안도 아니고 입주민과 동대표 회장간의 논쟁인데 굳이 현역 국회의원이 ‘유착의혹’이라는 현수막에 이름까지 내걸린 만큼 확실한 상황이 발생한 것인지, 알아볼 필요성이 있다.
국회의원 사무실은 현수막이 내걸린 당일, 그랑자이시티 입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수막을 내건 의도와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전하고 현수막이 철거됐다. 그럼에도 다음날 다시 현수막이 내걸려 국회의원 사무실에서는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회의원이 지역 민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입주민 자신의 주장을 위해 ‘유착의혹’이라는 단어가 적힌 현수막을 당당하게 걸어놓는 대담함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고민이다.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무분별한 ‘유착의혹’의 단어 사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