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요양보호사의 하소연

2021. 2. 3. 15:23안산신문

요양보호사의 하소연

 

박현석<편집국장>

 

최근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나라도 ‘인구절벽’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첫 인구 감소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의 비율이 올해 17.4%에 달할 전망이다. 합계출산율은 0.8명 선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어르신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요양보호사’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의 요양시설에서 일을 하는 시설요양보호사와 방문요양기관(재가장기요양시설)과 계약을 맺고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의 가정을 찾아 신체활동과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방문요양보호사로 나뉜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요양보호사의 수는 총 44만4525명으로 이 중 38만명 정도가 방문요양보호사다.
안산시만 하더라도 요양보호사가 활동하는 곳은 다양하다. 일반 민간노인요양원을 비롯해 노인요양병원, 주간노인요양센터 등 이들은 대부분 연로하거나 치매 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사명감으로 일을 하고 있다.
안산에는 어르신들을 위해 복지시설이 다른 곳보다 많다. 시립노인요양원을 비롯해 시립노인요양병원 등이 그곳이다. 시립이라는 이들 시설은 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복지재단이나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 시립노인요양원은 직원 59명중 34명이 요양보호사다. 그런데 이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 34명의 요양보호사가 82명의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사명감만 강요받는 듯 해 안타깝다.
이들은 2019년 기준 대부분 320만원 정도다, 일반 사설노인요양원 요양보호사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지만 시립노인요양원 직원들간의 임금 편차는 심한 편이다.
일단 원장은 월 550만원대며 사무국장은 460만원대다. 부서장급들도 340만원대 이상이다. 실질적으로 가장 힘들게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이 급여처우가 낮다. 민간 요양원내 요양보호사의 처우보다 나은 급여체계인지 몰라도 시립요양원이 민간요양원과 처우를 견준다면 굳이 시립을 붙일 필요가 없다.
통상적으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사회서비스원'에서 근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방문요양보호사들은 모두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다. 급여는 대부분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주휴수당이 더해지면 시간당 급여는 1만원 내외다. 보통 수급자들이 하루 3시간 정도 돌봄을 신청하기 때문에 1명의 수급자를 담당할 경우 한달 수입은 약 60만~70만원이다. 오전, 오후 1집씩 방문해 2명의 수급자를 챙긴다고 하더라도 수입은 120만~14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시립노인요양원의 요양보호사 근무시간만 보면 민간요양원과 다를바가 없는 듯 하다.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4시간동안 82명의 어르신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는 단 4명이다. 요양보호사 1명이 20여명의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는 셈이다.
요양보호사들은 말한다. 적어도 20여명의 어르신들을 돌보려면 2명의 요양보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적어도 시립노인요양원은 다른 민간요양원보다 공공성이 있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급여체계와 어르신 돌봄이 부족하지 말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