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세월호 추모공원 화랑유원지에 만든다

2018. 2. 22. 09:15안산신문


-제종길 시장은 20일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봉안시설을 포함한 세월호 추모공원을 화랑유원지에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 시장의 추모공원 강행을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세월호 추모공원 화랑유원지에 만든다

제종길 시장, 기자회견 갖고 고심 끝 내린 결론 ‘강조’
시의회 한국당·미래당 즉각 성명서 내고 반대입장 내놔

세월호 추모공원이 민·민갈등으로 인해 안산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제종길 안산시장이 화랑유원지에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 시장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4가지 안을 공개했다.
제 시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국회의원을 비롯 김철민 국회의원, 손창완 단원을 지역위원장, 고영인 단원갑 지역위원장과 함께 “추모공원 조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수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고 고심 끝에 내린 것임을 이해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안산지역 추모공원은 현재 정부합동분향소가 위치한 화랑유원지의 한 곳에 희생자 봉안시설을 포함해 조성한다”고 밝혔다.
제 시장은 “20일부터 안산 전체 지역에서 분향소를 제외한 세월호 관련 모든 설치물들을 정비하겠다”고 약속했고 “4월 16일 합동영결식을 거행한 후 정부합동분향소와 주변 모든 시설물을 철거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 시장은 안산시 주관으로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50인 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건립계획과 로드맵을 마련할 것임을 덧붙였다.
제 시장은 추모공원은 국제공모를 통해 친환경디자인으로 설계하고 화랑유원지의 전반적인 리모델링 등을 통해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며 주민들에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임을 약속했다.
제 시장의 이번 선언은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갈등양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선부동과 초지동, 원곡동 등 화랑유원지 인근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화랑유원지 지킴이’는 제 시장의 이번 결정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주민들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화랑유원지는 시민의 품에 돌려줘야 한다는 당위성을 알리며 반대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김대현 화랑유원지 지킴이 공동대표는 “자칫 어르신들이 이번 제 시장의 결정으로 충격 받을까봐 걱정이 된다”면서 “제 시장의 이번 결정은 반드시 잘못됐으며 다수 시민들의 의견을 묵살한 일방적 단독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안산시아파트연합회도 반대 입장을 전해왔다. 장기원 회장은 “아파트연합회는 세월호 추모공원의 화랑유원지 조성은 절대 있어서도 안 되며 있어야 될 이유가 없다”면서 “제 시장의 잘못된 결정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을 힘들어 할 수 있는지 단식투쟁까지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유한국당 시의원들도 제 시장의 화랑유원지 봉안시설 조성 규탄 성명서를 내고 “안산시민을 무시한 일방적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민근 의장을 포함한 9명의 한국당 시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대다수 안산시민의 정서를 무시하고 안산시의 심장인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희생자 봉안시설을 자의적 결정으로 조성하겠다는 제 시장의 일방적 불통행정을 강력 규탄한다”며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역경제가 고사 직전까지 몰리고 있고, 지역의 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무소불위적 권력을 남용하는 것에 시민들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 시장을 향해 안산시민을 볼모로 정치적으로 어떤 노림수로 봉안시설을 자발적으로 조성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초당적인 입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도 이번 결정이 앞으로 안산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나 한 것인지 되물었다. 이들은 앞으로 주민투표나 국민청원운동 등을 통해 강력한 반대운동을 펴 나갈 것임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바른미래당의 유화 의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과 바른미래당 당원 일동도 성명서를 통해 봉안시설 장소 선정 등에 관해서는 시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적정한 장소에 설치돼야 함을 천명하면서 제 시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 시장의 이번 결정에 환영의 목소리도 들린다. (사)한겨레협회 통일포럼 윤기종 이사장은 언제까지 4.16슬픔을 안고 안산시가 갈수가 없다는 단서를 달며 슬픔에서 희망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가길 원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4.16참사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진상을 밝히고 유가족들의 의사가 반영된 제 시장의 이번 결정은 잘 된 일”이라며 “봉안시설 문제는 열린 마음을 갖고 받아 들여야 할 부분이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안전 추모공원을 조성해 지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인들이 방문하는 명품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게 하는데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4.16안산시민연대 위성태 사무국장도 “쟁점이 됐던 봉안시설이 포함된 추모공원 조성을 공식적으로 제 시장이 발표를 해줘 큰 감사를 드린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시민들의 일부 반대가 지역사회의 갈등으로 표출되기보다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성찰의 공간으로 화랑유원지 추모공원이 잘 조성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경 시의회 4.16세월호참사 피해대책 마련과 안전도시 구축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유가족의 의사를 조금이라도 반영해준 제 시장의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면서도 “아직 민·민 갈등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회견이 나오는 바람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제 시장의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시 관계자는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역 내 갈등 해소를 위해 그리고 더 큰 미래를 위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제종길 시장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누구에게도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안산시는 이번 추모 사업을 계기로 ‘아픔의 도시’에서 ‘회복력 강한 미래의 도시’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박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