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선거브로커

2018. 4. 4. 14:50안산신문

선거브로커

박현석 <편집국장>

6·13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정치를 하려거나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타켓으로 소위 ‘선거브로커’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브로커의 사전적 의미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들에 대한 경계는 적어도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 필수적이다.
최근 관내에는 예년과 다른 선거브로커 유형이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을 무대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에게 정당공천을 장담하며 전화를 걸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자 한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여권 예비후보들 주변에는 자신이 마치 정당의 핵심인 양 은밀하게 접근해 해당 선거구의 ‘권리당원 표를 몰아주겠다’고 은근히 뉘앙스를 풍기며 대가성을 바라는 경우도 있다고 들린다.
이들은 해당 선거구의 유권자 수와 연령별, 동별 세분화 자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리당원 수 등을 구체적인 통계로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마치 자신의 자료가 선거를 좌지우지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잡는 경우도 있다.
한 유형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마치 자신과 접촉하지 않으면 선거에 어려울 것이라는 식의 20세기에나 볼 수 있는 수준 낮은 브로커 행세를 한다.
이들은 실제로 선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일수록 빈 깡통 소리만 요란할 뿐이다.
적어도 선거브로커라면 정당을 막론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문가이어야 한다.
한 때 대통령 후보에 나선 안철수 후보가 선거 전략가를 모시기 위해 끊임없이 부탁했던 것처럼 그런 전문가적인 선거 브로커라면 인정할 수 있는 면도 있다 하겠다.
선거 브로커는 국민들의 시각에서도 찜찜하다. 선거 브로커의 전략에 휘둘려 선거의 본질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산의 선거 브로커도 지역 사회에서 이 같은 점을 이용해 ‘메뚜기도 한 철’식으로 사방팔방 날뛰는 모습이 애처롭다.
그들에게 선거는 지역의 리더를 선출하는 중요한 국민의 의무가 아니라 한 몫 잡으려는 장사치의 발상을 벗어날 수 없다.
이들 때문에 신성해야 할 선거가 마치 정치공학이 통용되는 추상적 전략을 세우고 상대후보를 깍아 내리는 네거티브 선거의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누구를 탓하기보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은 ‘선거브로커’들의 농간에 놀아나지 말 것을 당부하며 틈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 가장 우선은 선거전의 승리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배팅을 할 수 있는 후보들을 찾는 것이다.
이제 안산만이라도 선거브로커들이 설치는 선거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그간 크고 작은 선거가 자주 치러지다 보니까 선거꾼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들 브로커는 직업이 되다시피 했다.
선거 때 한몫 잡아 일정한 직업 없이 먹고 사는 이들이 문제다. 예비후보들은 어떤 유혹에도 헛발 내딛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