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25. 11:12ㆍ안산신문
꼼수와 막말
박현석 <편집국장>
마지막 임시회를 위해 지난 18일, 시의회 운영위원회가 열린 자리에서 의원 간 말싸움이 일어났다. 참, 듣기도 거북한 시장판에서 있을 법한 말이 오간 것 같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의회가 1991년 부활하면서 늘 지적했던 의원의 자질시비를 논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하는 말이다. 초창기 시의원들은 무보수명예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시민의 대표라기보다는 지역에서 감투 하나 가진 것으로 폄하하면서 시의원 자체를 시민들이 무시하거나 공무원들이 업신여겼으나 고정적인 의정활동비가 지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보다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진 시의원들이 의회에 입성해 나름 수준 높은 의정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는 그들이다.
이날 의회운영위는 의원안건에 대한 배치순서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손관승 의원은 의원 발의한 안건은 모든 안건에 우선적으로 앞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안건은 최근 민감한 416정신을 계승한 도시비전 수립 및 실천에 관한 기본조례 폐지 조례안이다. 상위법에 명시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폐지의 이유다.
뒤이어 이 조례안에 대한 전부개정조례안도 발의했다. 416세월호 참사의 피해극복과 협의회 운영 등 시장의 책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피해극복 활동과 지원, 안전도시 건설계획 수립을 위해 조문을 전문 개정하기 위해서다.
손 의원은 이번에 상정한 14가지 안건 가운데 의원이 발의한 안건을 맨 뒤에 배치하는 이유는 다분히 의도적인 꼼수가 숨어 있다는 생각에서다. 마지막에 의원이 발의한 안건을 배치하는 이유는 심의를 하기 전 일부 의원이 퇴장할 경우 미처리안건으로 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된다.
통상적으로 의원발의 안건은 가장 앞에 배치되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고 후순위로 둔 이유를 손 의원은 추정을 하고 ‘꼼수’를 부리지 말라며 “최소한 정치인들이 꾀를 부려서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회의석상에서 언급했다.
송바우나 의원은 이어 “지금 꾀를 부리는 게 누구인지 생각하고 말하라”고 대응하자 손 의원은 곧바로 “야, 여기까지 어떻게 했어, 의원안건을”이라고 맞받아쳤다. 송 의원도 지지 않고 “말 조심하라, 왜 반말하냐”고 대들었다. 손 의원의 감정폭발은 이어지고 “꼽냐”면서 수차례 되묻고 “이런 씨, 오냐, 오냐 하니까 겁대가리 없이”라고 막말이 이어졌다.
꼼수로 모는 손 의원의 발언에 송 의원의 대응이 이어지면서 휴정하고도 이들의 감정싸움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일하라고 뽑아준 시의원들이 시의회에서 하는 짓이 이 모양이다. 그들은 늘 시민 앞에서는 일 잘하겠다고 해놓고 서로 기득권 싸움에 혈안이 되고 있는 것을 시민들이 알고 있는지 딱할 뿐이다.
안건의 중요성을 떠나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당인 시의회에서 꼼수와 막말이 일어난다면 그들을 대표로 뽑아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한숨만 나온다. 송 의원이나 손 의원은 둘 다 초선이다. 재선부터 3선 의원이 수두룩한 시의원 선배들이 이 같은 상황을 보고도 누구 하나 훈계를 하지 않았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막말과 꼼수행동을 통해 시의원들이 왜 시민들에게, 공무원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지 곱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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