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18. 16:41ㆍ안산신문
동상이몽(同床異夢)
박현석 <편집국장>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난 613 지방선거에서 안산시의회 21석의 의석수 가운데 14명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로 채워졌다. 4선인 김동규 의원이 거의 추대형태로 전반기 의장으로 의회 수장으로 역할을 하게 됐다.
재선인 주미희 의원이 기획행정위원장, 초선의 정종길 의원이 문화복지위원장, 3선 나정숙 의원이 도시환경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다수당 대표의원인 송바우나 의원은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았고 유일한 한국당의 3선 김정택 의원이 부의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야말로 민주당은 사업추진과 정책제안 등의 별다른 부담감 없이 속도를 낼 수 있는 조직이 형성된 셈이다. 모양새는 민주당 입장에서 볼 때는 환상적이다.
3개 상임위원들도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한국당은 야당으로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권자들이 보기에도 애처롭기만 하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이 많다 보니 같은 지역구에서 나란히 당선된 동료의원들끼리 선거운동기간동안 서운했던 감정들이 드러나고 있다.
일단 월피동과 부곡동, 안산동을 지역구로 하는 라선거구의 주미희 의원과 유재수 의원을 보면 주 의원의 경우 비례대표로 지난 7대 시의회에 입성했었다. 사실상 활동한 지역구는 거주지였던 바선거구 선부3동과 와동 지역이다.
그 지역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박은경 의원이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곳이다. 주 의원은 그래서 고민 끝에 지역구를 옮기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여성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가’번까지 받아 오랫동안 라선거구서 정당활동을 해온 유재수 의원 입장에서는 굴러들어온 돌에 뺏겼다는 마음이 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나’번으로도 당선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만약에 치열한 선거전이 됐더라면 모를 일이다.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어떤 정치공학적 판도가 바뀔지 모르겠으나 일단 초선의 유 의원과 재선의 주 의원 간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은 눈여겨 볼만하다.
아선거구인 대부동과 중앙동, 호수동에서 당선된 나정숙 의원과 정종길 의원의 동상이몽도 꽤 심각하다. 정종길 의원은 나이에 비해 오랫동안 정당활동을 해 온 인물이다. 12년만에 햇빛을 보게 된 정 의원은 문복위원장까지 꿰차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나 의원도 3선에 성공하면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인 도환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도 심상치 않다. 같은 지역구인 만큼 협조가 누구보다 잘 되리라는 주변 예상과 달리 의회 밖에서 흘러나오는 둘의 관계는 그리 녹녹치 않다. 최근에 나의원의 공약사항에 대해 정 의원의 반대 입장이 날카롭다. 주변에서도 예상못했던 정 의원의 당선이 나 의원은 부담될 수 있다.
4년 후 지방선거에서 어쩌면 나 의원은 도의원으로서 행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정 의원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선거운동 내내 보이지 않은 경쟁으로 둘의 마음이 많이 갈라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걱정이다.
이제 출범한 8대 안산시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동상이몽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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