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독버섯

2018. 11. 29. 10:55안산신문

독버섯


박현석<편집국장>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은 1,900가지 정도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식용으로 쓰이는 버섯, 영양도 좋고 맛도 좋은 버섯은 20가지 정도다. 그중에 독버섯은 식용버섯의 10배도 더 되는 250가지 정도 된다.
우리는 이 사회에 해를 끼치는 사람들을 ‘독버섯 같은 존재’, ‘암적인 존재’라고 표현한다. 독버섯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기 때문에 악인의 대명사로 쓰인다.
그동안 기자활동을 하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 중에는 순박하고, 아름답고 고운 자태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고, 친절하고 점잖고 의리있는 사람들도 있다.
별별 사람들을 만났지만 처음부터 독버섯처럼 상대방을 해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 목적을 달성했을 때 독버섯처럼 본색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간혹 만난 적이 있다. 치명적인 인격의 소유자들이다. 그들을 외양만으로는 분간하지 못한다. 인간적 관계가 맺어진 후에야 알게 된다. 입속에 들어간 후에 독버섯이라는 걸 깨닫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독버섯 같은 존재’를 경멸한다. 사기에 능통한 사람, 세치 혀로 사람들을 기만하는 행위, 화려한 권모술수로 서민들의 땀에 베인 돈을 등쳐먹는 금융 사기꾼들, 종교인의 탈을 쓰고 법망을 교묘히 피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시민들은 분노한다.
특히 시민들에게 가장 분노를 유발시키는 파렴치한 행위는 힘없는 어르신들이나 여성,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폭행을 일삼는 범죄다.
이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신보다 약한 존재라고 생각하면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성에 의존하는 행위를 예사롭게 일삼는다. 그래놓고 이들은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 시민들의 분노보다 약한 법정형을 받는다.
너무 자주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행과 가진자들의 갑질, 서민들 등쳐먹는 교묘한 사기꾼들에게 우리 사회는 너무 관대해서 벌어진 일련의 결과다.
옛 조상들이 누누이 강조했던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범죄행위는 반드시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약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행위는 어떤 이유가 됐던 용서하면 안된다. 범죄의 가중치 척도는 살인과 폭행, 사기 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그래서 기본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 가족의 과거사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지탄이 이어져 2세들이 활동하는데 지장을 받을 정도다. 이 또한 사기로 시작된 결과다. 힘들게 살면서도 이웃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준 사람들이 가장 친했다고 생각한 이웃에게 당한 사기다.
뒤늦게 연예인 부모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수 십년이 지난 지금, 그들을 도와준 이웃들은 아직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
국민들은 비난이 이처럼 넘쳐나도 요즘은 사기꾼들이 더 당당하게 활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합리화 시키는 법도 다양하다. 가면 속에 숨긴 본심은 드러내지 않고 마치 천사처럼 정의를 논하고 자신밖에 인정하지 않는 정정당당에 열변을 토하는 자들이 눈에 띈다.
우리는 그들에게 대놓고 손가락질 하지 않지만 ‘독버섯 같은 존재’라고 판단한다. ‘독버섯 같은 존재’들이 어떤 식으로 부를 축적했던, 어떻게 인생을 험악하게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지금 현재 지역의 리더로서, 시민들의 리더로, 단체의 리더로 존경을 받으려면 본인의 그릇된 가치관을 깨닫고 겸손의 미덕을 갖춰야 한다. 세치혀와 화려한 치장만으로 감추기에는 독버섯의 생명력이 너무 끈질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