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7. 11:03ㆍ안산신문
세입자 절규와 재건축 딜레마
박현석<편집국장>
“그냥 여기서 오랫동안 살게 해주세요. 재건축은 건물주나 세입자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데 굳이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선부 3구역 세입자와 건물주들이 25일, 기자를 만나 눈물을 지으며 하소연을 하고 나섰다. 이미 선부2·3구역은 재건축조합이 구성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시의회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으며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산시는 법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하자가 없어 지금 반대하는 주민들의 상황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선부 3구역 주민들은 “지금 건물을 갖고 있는 건물주들도 보상가가 턱없이 낮아 소위 깡통건물주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산시가 지금까지 들어간 매몰비용을 부담한다는 관련조례를 개정하는데 적극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절실한 눈빛을 비쳤다.
그들은 당초 재건축 계획이 안산시가 ‘2010도시계획’에 근거해 고시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의 서면결의서로 만들어진 재건축이었지만 안산시장이 직권으로 정비구역 해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안산시의 성의있는 해제촉구를 요구하고 있다.
2016년 2월 1일부터 각 시에서 시장 직권해제를 조례에 담도록 국토부에 공문이 내려와 있었으나 2017년 5월 고시된 시 조례는 안산시에 진행하고 있는 모든 재건축단지는 절대 직권해제를 할 수 없도록 강화해 놨다.
안산시는 그래서 당혹스럽다. 이미 건설업체 선정까지 와 있는 선부2·3구역 재건축이 취소된다 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주변 여건이 만만치 않다. 매몰비 일정부분을 안산시가 설사 수용하는 조례안을 개정한다 하더라도 누가 위험한 총대를 짊어질 것인가를 두고 고민이다.
직권해제 할 수 있는 시장이나, 조례안을 개정할 수 있는 시의원들이 자칫 잘 못 건드렸다가는 특혜의 시비에 휘말릴 수 있지 않나 해서다.
그러나 주민들이 간절히 원한다면 행정기관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하는 의지는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들은 지금까지 선부2·3구역에서 장사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온 세입자들은 재건축이라는 이유만으로 권리금은 커녕, 이사비 한 푼 못받고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들은 더 많은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며 이사비를 달라고 떼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냥 이 곳에서 지금까지 평온하게 살았던 것처럼 계속 살고 싶다는 것이 이유다. 선부동에서 계속 장사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싶은 평범한 바람이다.
“재건축이라는 미명하에 돈없는 서민들은 또 다른 곳으로 ㅤㅉㅗㅈ겨나는 악순환을 반복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5천여 명의 서민들이 옹기종기 살아가고 있는 수십년된 선부동 지역의 재건축을 해지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랍니다.”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알뜰하게 돈을 모아 건물하나 짓고 노후를 보내려고 했던 연세 많으신 어르신의 한풀이를 안산시도 법리논리로 해석하지 말로 이들이 안산에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는 것도 생각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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