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한반도기

2020. 8. 19. 16:30안산신문

한반도기

 

박현석<편집국장>

 

안산시청과 안산시의회앞에서 지난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을 기념하고75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반도기가 게양됐다.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게양하지만 참 의미있는 행사다.
6.15 공동선언실천 위원회 안산본부의 제안을 의회와 안산시가 받아들여 거행된 행사지만 통일 운동 확산과 남북 평화 무드 조성을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상징하는 차원에서 의회와 시청에 내걸린 한반도기지만 특정단체만의 행사로 알려지는 것 같아 아쉬움은 남는다.
통일은 우리나라 국민의 절대적인 염원이며 역대 정부가 늘 한결같이 바라는 최대의 바람이다.
그럼에도 이번 한반도기 게양식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도 있었지만 정치색을 떠나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한반도기는 당초 1989년 말에 열린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체육회담에서 처음 제시됐다. 이 회담에서 남북은 남북선수단의 단기를 합의했으나, 다른 사안에 대한 견해를 좁히지 못해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 공동응원단만을 구성하고, 응원단의 단일기는 사용되지 못했다.
한반도기는 1991년 일본 지바(千葉)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을 계기로 처음 사용됐다. 그 당시 남북은 '선수단 단기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를 그려 넣는 것으로 하되, 한반도와 제주도를 상징적으로 그려 넣고 독도, 마라도, 마안도 등 기타 섬들은 생략'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합의서에 명기했다. 이 대회에서 코리아 여자팀은 7천만 동포의 열화같은 성원을 바탕으로 선전을 거듭하면서, 강적 중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시상식장에는 한반도기가 오르고 ‘아리랑’이 연주됐다. 한반도기는 그해 제6회 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했을 때도 사용됐으며,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한 동시 입장에서도 사용됐다.
이후 단일기에 '독도'를 그려 넣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북한이 사용하는 한반도 단일기 로고에는 남한의 단일기와는 달리 독도가 표기되어 있었다.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민족통일대회 행사장에 게양된 한반도 단일기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그려졌으며, 2003년 일본에서 개최된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선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남북한 선수들이 입장했다.
그러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제재를 우려해 남북한 선수단이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다.
이처럼 한반도기는 체육 남북단일팀에서 늘 상징적으로 등장했다. 그만큼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은 체육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단일화를 위한 통일의 상징화가 됐다.
8월 한달만이라도 시청과 의회에 내걸린 한반도기를 통해 남북통일을 위한 염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