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8. 16:00ㆍ안산신문
K방역과 백신정책의 오류
정부의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다. 방역을 ‘짧고 굵게’ 끝내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거리두기 연장은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상공인들에게는 고통의 연장이다.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여러 명이 모임도 가질 수 없는 국민은 더욱 그러하다. 코로나가 퍼지면 정부는 거리두기를 연장하는 것이 이젠 당연하듯이 국민들은 받아들이지만 자영업자들의 피눈물은 보기에도 애처롭다.
상가곳곳에 임대현수막이 나붙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자영업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 울컥할 정도다.
소위 잘나가는 식당에 들어가도 방역지침을 준수한다는 이유로 거리두기하면서 듬성듬성 앉아 있는 손님들을 보면서 자영업자들의 견디는 내성에 새삼 감탄스러울 정도다.
정부의 방역지침을 군소리 하지 않고 따라 준 우리국민은 진실로 1등 국민이다. 마스크를 쓰라면 쓰고, 백신은 주는 대로 맞았다. 1차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2차에 화이자로 교차 접종을 하라고 하면 그렇게 했다.
8주라던 접종 간격을 12주로 늘려도 그 이유를 따지지 않았다. 백신이 없어 2차 접종분을 1차 접종으로 돌리면서 접종 완료율이 OECD 꼴찌에 그쳐도 눈감았다. 55~59세 352만 명을 대상으로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고 했다가 백신이 없어 12시간 만에 예약을 중단해도 순응했다. 당초 3.4주던 화이자.모더나 2차 접종 기간을 고무줄처럼 6주씩으로 늘려도 그러려니 따랐다. 그저 하루빨리 자신에게도 백신 순서가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정부를 따라주는 착한 국민이다.
그런 국민을 정부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띄엄띄엄 보는 것인지 일찌감치 ‘백신만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말이 나왔지만 K방역 자랑하느라 “백신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모더나사 최고경영자와 직접 통화해 백신 4천만 회분을 확보했다고 자랑도 했다. 청와대는 백신 물량을 2천만 명분으로 늘렸고, 도입 시기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겼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한 물음에는 “제약사와 비밀 유지 협약에 따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올 2분기까지 모더나 백신을 맞은 사람은 1차 접종자 1천532만 명 중 3만 명에 불과했다. 백신이 없어서다. 정부는 모더나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처럼 국민들에게 밝혔지만 계약서에 분기별, 구체적 계약 물량조차 약정하지 않은 것이다. 제약사와 기약도 없는 계약을 하고선 비밀 유지 협약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과 EU는 시기별, 월별 공급량을 명확히 하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
졸지에 우리나라는 접종 후진국이 됐다. 이제 겨우 꼴찌를 면했지만 코로나 청정국 뉴질랜드와 중미 국가 코스타리카를 빼면 36위다. 그렇다고 1차 접종률이 선진적이지도 않다. 접종 기간을 늘리고, 1차 접종으로 돌렸지만 1차 접종률은 49.7%다.
백신이 남아도는 미국은 다음 달부터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을 접종한다. 독일도, 프랑스도, 영국도 부스터샷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조차 이르면 10월부터 3차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것이 지금 선진국의 모습이다.
우리는 아직 1차 접종률 높이기에 매달려 있다. K방역은 국민들의 높은 마스크 착용률, 거리두기 고통 감내의 산물이다. 그런데도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빠르다’, ‘백신허브 국가’, ‘세계적 추세’란다.
국민들은 코로나로 늘어난 경제적 부담을 덤터기 쓸판이며 자영업자들은 피눈물 흘리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선진국에 올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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