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안전불감증

2022. 11. 2. 17:39안산신문

안전불감증

또 다시 안전불감증으로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0월 29일, 토요일 저녁 서울 이태원에는 핼러윈 행사를 즐기기 위해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 들었고, 밤 10시 15분경 세계음식거리 해밀튼 호텔 옆 비탈진 좁은 골목길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백 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 긴급 출동한 소방구조요원과 일부 시민 등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며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1일 현재까지 파악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남성 55명, 여성이 101명이며 이 가운데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가 1명이다.
또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란 국적이 5명으로 제일 많았고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4명, 미국과 일본이 각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각 1명씩이다. 부상자는 현재 151명이며 중상이 29명, 경상이 122명으로 언론들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압사 사고는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해당기관의 안전관리 미숙이 눈에 띈다. 세월호 참사와 다른 불특정 다수인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벌어진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는 행사의 주최를 떠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하는 기관의 설마하는 소극적인 대응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고 볼 수 있다.
사고가 난 헤밀튼호텔 뒷골목은 상당히 경사진 곳으로 겨울철에는 자주 미끄럼사고가 벌어지는 곳이다. 더구나 수많은 인파가 삽시간에 몰린다면 골목안은 그야말로 가만히 서있어도 밀려내려갈 정도로 좁디 좁은 골목이다.
그럼에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 예상했던 안전관리 담당하는 기관은 압사사고가 터지면서 부랴부랴 인원을 투입한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떠밀려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젊은이들을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10만 이상의 인파가 순식간에 몰릴 정도의 행사를 예상했더라면 관계 기관이 사전에 인원통제를 일사불란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들은 개발도상국에서나 있음직한 이번 압사사고를 두고 정치꾼들의 값싼 논쟁보다 기본적인 안전관리시스템 하나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에 실망하고 있다. 
일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잘못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이번 사고를 오도하는 판단도 어찌보면 이 사회가 안전에 대한 불감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은 늘 상시적으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시키는 슬픈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