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인재를 적재적소에 쓰는 방법

2023. 9. 15. 08:58안산신문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는 방법

박현석<편집국장>

이민근 시장이 시정을 맡은지 2년차에 접어들었다. 이 시장은 품성이 온화하고 때론 강단이 있으나 누가봐도 이 시장의 이미지는 과거 민선시장과는 조금은 다른 듯 하다.
초대 민선시장인 송진섭 전 시장은 금융기관 노조위원장을 거치면서 때로 노동운동 일선에 나서 극렬하게 노동운동을 벌인 인물이다. 고 박성규 2대 시장은 경영전문가로 레미콘 사업체를 운영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인물이고 박주원 4대 시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역시 정치권과 관계를 맺으며 그 분야의 특성을 잘 보여준 인물이며 김철민 5대 시장도 건설업계 종사자로 안산과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또한 제종길 시장은 학자출신이지만 해양연구원 노조위원장을 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으며 윤화섭 전 시장은 오랫동안 천정배 의원의 보좌관으로서 정치적 역량을 쌓아 시장직을 역임했다. 역대 시장은 한마디로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한 인물들이었다.
이민근 시장도 물론 카리스마가 있다. 젊었을 때부터 일찍 정치권에 몸담아 어린 나이에 시의원 3선을 역임해 한 번의 좌절을 겪고 나서 시장으로 당선 된 유일한 시의원출신 시장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시장은 자신의 주위에 인재를 고용할 경우 많은 스킨십을 통해 충분히 알수 있는 사람을 등용한다. 지금 이 시장 주변을 보좌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보더라고 과거 안산시의회에서 같이 일했던 직원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한편으로는 공무원 사이에서 그만큼 이 시장이 적재적소에 직원을 둘 수 있는 시안이 좁다고도 말한다. 대부분 공무원들은 이 시장이 과거 시의원 시절 자주 접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이 시장 주변에 지역출신의 인물들이 많다고 한다. 특정 지역을 논하기 위함은 아니지만 혹여나 ‘그들만의 정의’가 시장이 바뀌었음에도 존재하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되어서다.
또한 여야를 막론하고 오직 안산시의 미래를 위해 과거 독설을 내뱉으며 비판을 일삼았던 인물의 등장이 우려스럽기도 하다. 그들은 과거 안산의 미래보다는 그들만의 미래를 위해 존재의 이유를 드러냈었다. 이 시장은 그러한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는 분이 있었다. 그는 “내가 많은 사람을 겪어 보았는데, 모양이 얼굴빛과 다르고 눈이 마음과 다른 자가 있는가 하면 트인 자, 막힌 자, 강한 자, 유한 자, 바보같이 어리석은 자, 소견이 좁고 얕은 자, 용감한 자, 겁이 많은 자, 현명한 자, 교활한 자, 뜻만 높고 실행이 따르지 않는 자, 생각은 부족하나 고집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하는 자, 모난 자, 원만한 자, 활달한 자, 대범하고 무게가 있는 자, 말을 아끼는 자, 말재주를 부리는 자, 엄하고 드센 자, 멀리 밖으로만 도는 자, 명예를 좋아하는 자, 실속에만 주력하는 자 등등 그 유형을 나누자면 천 가지 백 가지였다. 나도 처음에는 그들 모두를 내 마음처럼 생각해서 일부러 믿어도 보고, 그의 재능을 시험해 보고 어려운 일을 맡겨 단련도 시켜보고, 굽은 자를 바로 잡아 곧게 만들려고 하기도 하였는데, 그 와중에 어느덧 20여 년이 지났다. 근래 와서 다행히도 사람을 그의 능력에 따라 활용해야 한다는 이치를 터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대들보와 기둥은 그 용도에 따라 쓰고, 오리와 학은 제 성품대로 살게 하고, 사물은 각기 사물의 이치대로 맡기는 것이다. 이에 그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며, 그 선한 것은 드러내고 나쁜 점은 숨겨주며, 그릇이 큰 자는 진출시키고 협소한 자는 포용하며, 재주보다는 뜻을 더 중히 여겨 양쪽 끝을 잡고 거기에서 가운데를 택하였다.” 이것이야말로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 적재적소였다. 모두를 끌어안는 너그러움이 담겨야 진정한 적재적소라는 것을 깨달았다. 참고로 ‘만천명월주인옹’은 바로 정조대왕의 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