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안산시의회의 ‘부결과 보류’

2023. 11. 2. 09:58안산신문

안산시의회의 ‘부결과 보류’

안산시의회는 지난달 24일, 논란을 벌였던 ‘안산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결국 부결 시켰다. 이 때문에 안산시의 조직개편은 다시 수정안을 거쳐 재상정 해야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일반적으로 집행부인 안산시의 조직개편안은 별다른 사유가 없으면 의회에서 일부 수정을 통해 의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안산시의회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부결시켰다. 조직개편안으로 인해 다른 부서의 주요 안건도 연달아 지연되면서 한동안 안산시의회의 부결 이유에 대해 말들이 오갔다.
이번 조직개편안을 두고 모 시의원은 “안산시가 이미 설명회를 통해 개편의 당위성을 밝혔으나 부결된 이유는 다름아닌 특정 부서의 국장급 직위가 없어져야 하는 설명이 부족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해당 상임위원장도 충분히 안산시에 다시 수정안을 거쳐 의회에 올려주길 부탁했는데도 전혀 그러지도 않았다는 것은 설명회를 통한 사전협의 성과가 없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문제는 조직개편안은 안산시 인구감소로 인한 경기도의 요청에 따른 것이며 결국 어떤식으로든 조직개편이 불가피하게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안산시의회의 ‘부결’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또한 초미의 관심을 가졌던 이대구 의원이 대표발의한 ‘안산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 끝에 보류됐다. 도시개발을 저해시킬 수 있는 ‘안산시 도시계획 조례’는 지난 2020년 성포동 홈플러스 폐업으로 인해 개발 용적률을 400%로 제한했었다. 이 또한 해당 상임위서 보류시켰다. 
또 하나가 더 있다. 현옥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민청 유치 건의안’을 접수했지만 본회의에 보류된 상태다. 이와 관련 박은경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민청 유치 건의안 접수의 사전 과정’에 따른 현 의원과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이대구 의원과 현옥순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며 이민근 시장의 집행부가 제출한 조직개편안도 현재 다수당인 민주당과는 ‘언박싱’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안산시의회는 정당정치를 하는 기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기구다. 오랫동안 다수당으로 안산시의회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당의 ‘부결과 보류’ 이유는 충분히 들었다. 하지만 안산시민을 위해 필요한 조례안과 건의안 등은 대승적인 견지에서 ‘당론’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소신(所信)’대로 시의원 개인에게 맡기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폐회를 앞두고 송바우나 의장은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의회 구성원들이 자기존중과 상호존중의 의미를 가슴에 새겨야 의회가 성숙한 시민의식의 전범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안산시의원 개개인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