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별망성예술제

2024. 9. 12. 09:04안산신문

별망성예술제

박현석<편집국장>

안산에는 지난 1986년 도시로 승격한 후 1987년부터 열리는 별망성예술제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별망성예술제는 단원구 초지동(草芝洞) 별망성지 일대에서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열리는 종합예술제로 목숨을 바쳐 안산시와 국토를 지켜 온 조상들의 넋을 기리고, 시민의 화합과 향토애를 고취하며, 후손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삼아 화합의 한 마당을 조성할 목적으로 열리고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안산지부(이하 안산예총)가 주최하고, 안산시가 주관하는 종합 문화예술제다. 안산예총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안산문협 등 9개 단체와 협의해 행사를 열고 있으며 가을 예술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별망성의 유래와 옛 조상들의 숭고한 애국심을 기리는 어찌보면 안산 유일의 전통있는 예술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별망성예술제가 선부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사전에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등에서 별망성이라는 큰 주제를 두고 글이나 그림 등의 전시를 통해 다시 ‘별망성’이라는 고유 명칭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모두가 흥청망청 즐기는 축제가 아닌 별망성 예술제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해마다 그 의미가 늘 새로웠던 별망성 예술제다.
왜냐명 ‘별망성’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별망성’은 안산 지역의 해안 방어를 위해 돌로 쌓은 산성이다. 바다에 인접해 해발 49m, 65.9m인 야산의 능선을 연결해 석축을 쌓고 성벽을 해안까지 연접시켜 선박의 출입이 가능하도록 한 해안 평산성(平山城)이다. 
수군만호가 주둔하던 영(營)이지만 육상 전투까지 대비하여 배후의 산 능선까지 연결해 비교적 큰 규모로 축조됐다. 조선 초기 남양만을 거쳐 해안으로 침입하는 적이 증가하자 해안 지역에 만호부를 설치하였다는 기록과 연관하여 별망성의 기능을 짐작할 수 있다. 신안산대에서 해안로로 향하는 둔배미길을 가다가 좌회전해 해안로를 따라가면 반월열병합발전소가 나오는데, 별망성지는 반월열병합발전소 맞은편 반월공단 내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별망성’은 역사적으로 조상들의 얼이 깃든 곳이다.   
올해 선부광장에서 열린 별망성예술제는 흡사 야시장을 방불할 만큼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가 높아 보였다. 몇 년전부터 안산예총이 주관한 별망성예술제에 상인들이 대거 유입돼 술과 음식 등을 팔면서 상업화 됐다. 그리고 별망성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그냥 하나의 축제처럼 변질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이 더하다.
안산예총이 예술제를 준비하면서 안산시의 다소 부족한 예산으로 시민들의 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다보니 상인들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였다는 말은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예술제의 의미를 더욱 발전시키는게 어찌보면 ‘별망성예술제’의 정통성 차원에서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