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인터뷰-박태순<안산시의회 의장>

2024. 9. 12. 09:06안산신문

"원활한 의회 운영위한 소통의 창구 역할 감당할 것"

제9대 안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활동한지 2개월이 지났다. 이에 대한 소감은?

= 지난 의장 선거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의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저를 믿고 성원을 보내준 지역 주민들에게도 고개 숙여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의장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개인기’보다는 의회의 운영과 의회 전체의 성과를 통해 평가받아야 하는 자리다. 의회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의원과 의원, 시민과 의회, 집행부와 의회 사이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게 의장의 임무다.

지난 2개월 동안 이를 잊지 않고 활동에 임해 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분들의 협조 속에서 순탄하게 의정을 이끌어 왔다고 본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원만한 의회 운영으로 동료 의원들과 안산시의회 전체의 성과를 높이는 일에 주안점을 둘 것이다.

아울러 시민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해 성공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 임기가 마무리되는 2년 뒤에는 ‘9대 안산시의회는 정말 일 잘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노력하고 또 정진하겠다.

후반기 시의회 운영 계획은?

= 후반기 2년은 전반기의 의정 방향에 대한 평가와 진단을 토대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9대 의회 의정활동의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기다.

이를 위해 의회의 꽃이라 할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회 활동이 이뤄질 수 있게 제반 여건을 더욱 공고히 다져가겠다. 상임위원회 소관 분야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회사무국의 지원 조직을 유연하게 활용할 것이다.

새롭게 충원된 의회사무국 인력들에게 적극성을 부여하는 한편 의원들에게도 이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당부하고 있다. 의원들의 의정 역량 강화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도 더욱 내실을 기해 마련하겠다.

바둑을 둘 때 바둑알 하나가 아니라 바둑판 전체를 보며 포석을 해야 하듯, 4개 상임위원회가 ‘안산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에 전력할 것이다.

덧붙여 상임위원회의 업무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

지방의회에는 의원의 동의가 있거나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특정 안건을 본회의 의결을 거쳐 특별위원회에 회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특위의 구성 및 운영은 특정 의제에 대해 깊이 있는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할 때 유용한 만큼,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데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시 집행부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 시 집행부와의 관계에 있어 의회는 자동차의 ‘브레이크’와 ‘액셀’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행부가 시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의회가 이것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의회의 권한을 적극 이용해 힘을 실어줘 집행부가 사업의 속도를 내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반대로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 방향에 시민 다수가 이의를 제기하고 동의하지 못할 때에는 의회가 과감히 견제에 나서야 한다. 사업 진행을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도록 설득의 과정을 거치면서 제때 제동을 걸어주는 것이 의회의 임무이다.

빠르게 주행하는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면 그 피해가 자동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그치지 않듯이 정책의 규모와 방향, 진행 속도에 따라 한 도시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음을 상기하면서 집행부와 합리적인 관계를 설정할 것이다.

초지역세권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많은데 의회의 입장은?

= 초지역세권 개발 사업은 단원구 초지동 666-2 일원 18만 3927㎡ 부지에 주거단지와 대형 쇼핑몰, 업무·숙박복합시설, 문화·체육시설, 학교 등을 조성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최초 2007년 개발 계획이 발표됐었으나 이후 17년간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사업 추진 주체의 의지가 부족했다기보다는 사업을 둘러싼 여건이 무르익지 않아 번번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의지보다는 사업성과 미래 가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얘기다.

앞서 의회는 지난 6월 제290회 제1차 정례회에서 이 사업의 관련 안건인 ‘안산도시공사 초지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출자동의안’을 보류 처리했었다.

당시에도 사업 추진의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많았다. 초지역세권에 명품 주거단지를 건립하는 것이 타당한지, 혹은 이 사업으로 건립될 시설들이 과연 안산을 대표하고 외부에서 안산을 찾아오게 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안산의 미래를 좌우할 프로젝트이기에, 시행 시점보다는 성공에 이르는 최적의 방정식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숙고의 시간을 갖고 대응해 나가겠다.

제9대 의회 후반기 의장으로서 시민을 위한 정책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첫째로, 안산시를 폭우 피해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시화호 인근 도시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여름 안산의 본오뜰 등지에서 폭우로 인한 침수가 발생해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의회는 당시 ‘본오뜰 침수 피해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9개월간 활동하면서 본오뜰 침수의 주요 원인이 반월천 제수문이 제때에 열리지 않은 것에 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제수문의 관리권을 안산시가 가져와야 하며, 관계 기관의 원활한 공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현재는 안산과 화성 시흥, 시화조력발전소의 담당자들이 메신저를 활용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여름 같은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특위의 활동 결과가 옳았다는 방증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공조 체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관계 기관 간 상호 협력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수와 시화호 유량에 관한 상시적이고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안산을 포함한 시화호 일대에 침수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후반기에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다.

둘째로, 안산을 시민이 안전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제반 여건을 만드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산업 인프라 개선, 친환경 산업 촉진 정책 등 다방면에서의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법과 치안 안전을 담당하는 법원, 검찰청, 경찰서, 소방서를 비롯해 노사관계 업무를 맡고 있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근로복지공단, 외국인출입국관리소 등 정부 기관들의 업무가 모두 안산 시민 안전과 기업을 위한 것으로, 의회의 깊은 관심과 관련 조례 제정 등 협업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의회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시 집행부, 경기도, 정부의 협조를 얻어 목표 달성을 위한 변화를 도모하겠다.

안산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의회의 대책은?

= 아시다시피 인구 감소는 안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내국인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도시의 인구가 늘면 또 다른 도시는 줄어드는 '풍선효과'가 생기고 있다.

과거 안산은 타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유입되는 인구가 많았던 곳이다. 반면 지금은 반월산단 입주 기업의 영세화와 안산의 도시 경쟁력 약화로 인구의 순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회는 이러한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의원연구단체 ‘인구정책 연구모임'을 구성해 인구정책 개발을 위한 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인구정책 연구모임은 6개월간의 연구활동을 토대로 △현 여성가족과 내 인구출산정책팀을 시장 직속 기구로 확대·개편하는 안과 △인구정책 관련 위원회의 기능을 심의에서 정책 조정으로까지 개선하는 방안 △상호문화도시 구현과 이민청 유치 지원, 시민안전모델 강화 등으로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안 △인구정책 기본 계획 수립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안산시 인구정책 기본 조례를 제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인구 감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만큼, 의원연구단체가 밝힌 이같은 정책 제언에 따라 시와 협력하면서 인구 문제 해결의 단초를 찾아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한 말씀 해달라.

= 제9대 후반기 안산시의회는 인근 시군의 의회와 달리 후반기 원구성을 큰 무리 없이 마쳤다. 시민들께서 많은 관심 속에 성원해 주셨고 그에 부응하고자 의원들이 합심한 결과다. 후반기 출발이 좋았기에, 그 마무리도 좋을 수 있도록 후반기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

이번 후반기 원구성을 살펴보면 의원들의 신구조화가 뚜렷하다. 젊은 30대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맡아 의정활동 추진에도 신선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다양한 경험을 가진 다선 의원들까지 의장단에 포진하면서 세대와 각계를 아우르는 의정활동을 펼칠 토대는 마련됐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이듯 의장으로서 9대 후반기 의회가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운영의 묘를 찾겠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지켜야 할 본질적인 가치는 지키겠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의회의 활동에 대해 많은 응원과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안산지역신문방송협의회=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