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3. 09:56ㆍ안산신문
사불삼거(四不三拒)
박현석<편집국장>
요즘 한국방송에서 프로그램 틈틈이 내보내고 있는 ‘한국의 유산’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미처 몰랐던 우리 선조들의 정신이나 유산, 그리고 아름다운 역사를 알았을 때 감동과 자부심은 아이들에게도 알려줄 수 있는 자랑스러움과 교훈이 배어있다. 방송사의 취지가 곧 그런 부분임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 나오는 사자성어 사불삼거(四不三拒)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선비와 관직의 마음자세인줄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알려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선비는 적어도 조선시대 기득권을 가진 자에 포함됐다. 그들 양반은 신분계급이 철저했던 조선시대 평민과 천민이라는 신분에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철칙이었다.
사불(四不)은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다. 일불(一不)은 부업을 갖지 않는다. 이불(二不)은 땅을 사지 않는다. 삼불(三不)은 집을 늘리지 않는다. 사불(四不)은 재임지 명산물을 먹지 않는다다. 시대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를 보면 지금도 공직자나 이 사회의 리더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말들이다.
부업을 갖지 않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공직자의 기본이며 땅을 사는 것과 집을 늘리는 경우도 공직자의 경우 지켜야 할 본분인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심심찮게 들려오는 공직자와 리더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 등은 재태크로 미화돼 당연하게 보여지지만 여전히 서민들에게 지탄받는 이유도 공직자의 역사적인 기본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 일 것이다.
재임지의 명산물은 곧 지역특산물을 말하고 있어 좋은 음식을 찾아 가면서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공직자의 기본 윤리였던 것을 보면 요즘 세대의 시각으로 봐도 얼마나 관직을 갖고 있는 자와 선비의 자세가 중요했는지 이해가 간다.
삼거(三拒), 거절해야 할 세 가지중 일거(一拒)는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한다. 이거(二拒)는 부득이 요구를 들어줬다면 답례를 거절한다. 삼거(三拒)는 경조사의 부조를 거절한다다. 시대가 바뀌어도 지당한 말이다. 아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관직을 갖고 있는 자에게는 이처럼 엄격한 행동기준이 있다.
방송에는 궁색한 살림에 아내가 세간을 팔아 밭을 사자 사직서를 낸 풍기군수 윤석보는 “국록을 받으면서 땅을 장만했다면 세상이 나를 어찌 보겠소. 당장에 물리시오.”라고 호통을 쳤던 모습이 연출됐다.
백성의 녹을 받아, 백성을 위해 일을 하는 관직의 자리에 충실하려 했던 풍기군수 윤석보의 행동이 타의 모범이 될 만큼 오르내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봐서 조선시대에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직에 있는 자들이 백성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좋은 자리에 있을 때 재산을 늘려야 노후가 편안하고, 윗사람의 부탁을 잘 들어주어야 다음에 또 좋은 자리로 갈 수 있는 것인데 그런 걸 못 하게 하면 손가락이나 빨고 있으라는 건가, 너희는 사불삼거 운운하는 말을 듣고 고개나 끄덕이고 앉아있기 때문에 출세를 못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부끄럽지만 이런 규범이 방송에서 내보내야 하는 이유가 여전히 공직자나 이 사회의 리더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영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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