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아무도 모르는 ‘비서실장’

2018. 9. 19. 17:30안산신문


아무도 모르는 ‘비서실장’


박현석<편집국장>


비서실의 사전적 의미는 비서관이나 비서가 사무를 보는 방 또는 그런 기관을 말한다. 따라서 비서실의 역할은 직무를 보좌하기 위한 기구나 아니면 단순히 의전만을 담당하는 두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비서실 역할을 볼 때 그 직급을 보면 무게중심을 가늠할 수 있다.
5급 사무관급인 안산의 비서실장은 단순 의전기능을 하기에는 약간 높은 직급이고, 직무보좌를 하기 에는 약간 낮은 듯한 느낌이다. 대기업의 비서실장이 보통 최고 의사결정권자 바로 아래의 직급이고 대통령비서실도 장관급인 것을 감안 할  때 그렇다. 다만 기초자치단체의 업무는 직무보좌 기능과 의전의 기능도 감안해야 한다.
10일, 김민 미래전략관이 겸직으로 비서실장을 근무한 지 2개월 만에 새로운 비서실장이 임명됐다. 역대 민선 비서실장 관례에 비춰 봤을 때는 집권초기 시정을 파악하고 공직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공무원 출신이 대부분 맡아서 역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민선 비서실장이 지역 공조직을 파악하고 지역의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시장에게 정책의 조언의 현안을 분석할 수 있는 참모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선초기에는 공무원이 가장 적당하다는 것이 주위의 말이다.
또한 별정직이 맡을 경우에는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장 주변의 측근이 배정될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는 시장이 시정을 펼치거나 민원을 접할 경우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정책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개선점을 찾을 것인지 가장 현실적으로 조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임명된 비서실장은 기자 출신이라 의아하다. 그것도 안산과는 전혀 인연이 없어 보여서 더욱 의아하다. 새롭게 임명된 비서실장은 77년생이며 최근까지 한국일보 유명식 기자였다. 그 전에는 ‘뉴시스’라는 뉴스통신사에서 근무했다. 그 뿐이다.
새로운 비서실장이 임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산시는 그에 대한 프로필과 사진하나 지방언론에 배포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 도시의 비서실장인데 ‘개인정보’ 운운하며 보내기가 껄끄러운 모양이다. 과거 수많은 별정직 비서실장이 임명됐을 때는 공무원 출신이나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프로필을 받았던 경우에 비교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들에게 새로운 젊은 비서실장은 ‘기자’라는 경력에 원칙을 고수하면서 하는 행동인지는 모르겠다. 민선시장과 가까운 기자 출신이 비서실장이 됐으니 당장 공조직에서는 몸을 사리는 것인지, 아니면 ‘원칙’을 이유로 프로필을 알리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새로운 젊은 비서실장에 대한 경계심은 있는 듯 하다.
비서실장에 임명된 후에는 이미 그도 공무원이다. 기자라는 직함은 없는 것이다. 오직 민선시장을 보좌해야 하는 비서실장의 직함만 존재한다. 특히 시장이 정책이나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는 비서실장의 역할은 누구보다 중요하다.
비서실장은 또한 시장만을 보좌하는 것이 아니라, 시정까지 두루 정곡을 찌르고 핵심을 찾아 내야 한다. 새로운 젊은 비서실장이 얼만큼 안산시정을 알고, 얼만큼 안산의 정서를 파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나홀로’ 비서실장이 될 수가 있어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