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리더의 부덕(不德)

리더의 부덕(不德)

윤석진 의원은 1일, 윤화섭 시장과의 일문일답의 시간을 가졌다. 윤 의원은 의회 세무감사 직전에 인사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 시장에게 물었다. 시장은 2018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불가피한 사유로 인사조치를 단행한 것에 대해 의회의 양해를 구했다.
또한 이는 행정적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데 대한 불가피한 인사조치였으며 와~스타디움 대관 관련 건은 지역사회의 갈등을 야기했고 행정의 신뢰성을 저해해 사태 발생의 책임을 조속히 물어 시민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위수탁 운영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양해해 달라는 식의 답변으로 응수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관리감독의 소홀이 한 부분이 직위해제를 할 만큼 큰 사유인가를 재차 물었고 윤 시장은 위수탁 관리감독은 안산시에 있으므로 해당 부서가 책임을 지는 것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산시 체육시설 관리운영 조례를 보면 제16조 1항에 시장은 체육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안산시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각 체육시설별로 그 운영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체육진흥에 이바지할 수 있는 법인 또는 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제12조 1항에는 시장은 사용허가를 받은 목적 이외의 용도로 체육시설을 사용하는 경우, 사용허가의 조건을 위반해 체육시설을 사용하는 경우 사용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시장은 체육시설의 안전관리상 필요한 경우, 장내 질서유지가 심히 어려울 경우, 그 밖에 특별한 사정으로 시장이 인정하는 경우 일시정지 할 수 있게 했다.
시장은 이날 시정질문 일문일답에서 12조를 들어 사용허가를 취소하도록 양근서 도시공사 사장에게 전화통화를 통해 행사 몇 시간을 앞두고 사용불허를 통보했다.
문제는 윤 시장이 사용불허에 대한 일정한 절차없이 취소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전화통화로 재차 요청한 취소통보도 효력을 발휘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동안 행사를 준비했던 단체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결과적으로 행사를 강행한 단체는 불허에도 불구, 3만여명이나 되는 인원이 행사 당일날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무리했다지만 그걸 아무런 제지없이 지켜본 도시공사는 책임 없이 해당 공무원을 징계성 인사조치 시키는 일련의 과정은 일반인들도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하는 처사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관련규정에 근거해 특정한 행위를 일으킬 수 있다. 상호협약에 근거해 시청에서 도시공사에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이를 받아들이는 도시공사는 행사 전날까지 행사주관단체의 피해보상을 우려해 잠정적 사용허가를 내주기로 했음에도 이를 결국 뒤집은 것은 윤 시장의 전화 한통화였다.
안산도시공사도 담당자와 해당 본부장이 직위해제 중이다. 실질적으로 모든 결정을 해야하는 양근서 사장과 윤화섭 시장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분위기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도시공사의 기자회견이나 윤 시장의 일문일답의 정당성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면 한 도시의 리더와 한 조직의 리더로서 역할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가늠할 수 있다.
안산시나 안산도시공사에 속한 조직원들은 결국 그들의 리더가 생각하고 결정한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조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련의 상황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존경받는 리더는 잘못을 물어 가차없이 조직원을 내치는 것보다 본인의 부덕으로 느끼고 조직원들을 포용하고 이끌어 갈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