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재건축 해산과 매몰비 부담

2018. 12. 6. 09:28안산신문

재건축 해산과 매몰비 부담


선부2·3구역의 재건축이 결국 무산될 것인지를 두고 지금 지역 부동산시장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다.
선부2·3구역은 지금 반대하는 주민들이 ‘비대위’를 구성하고 안산시와 시의회를 줄기차게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안산시가 당초 주민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승인을 해줬다는 이유를 들어 안산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지역 주민들이 상가임대 등으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해 주상복합건물을 구입한지 몇 년 안 돼 재건축이라는 ‘폭탄’을 맞았으니, 더욱이 기껏해야 아파트 한 채 값도 안되는 보상가는 재건축을 반대해야 하는 어르신들의 입장은 절실하다.
이미 선부동 1·5·6, 원곡동2, 일동1구역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원곡동1구역과 고잔동1, 사사동1, 원곡동4구역은 추진위 설립이 아예 안됐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좀 다르다. 조합이 설립된 후 반대하는 주민들이 들고 일어선 셈이다. 재건축조합설립에 대한 요건을 보면 토지·면적 등 소유자 4분의3 동의를 구해야 하며 토지면적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구해야 한다.
다수가 찬성하면 소수가 희생될 수 밖에 없는 어떻게 보면 노후보장을 위해 건물 임대료에만 의지했던 나이든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선부 3구역은 오래전 형성된 동네다. 4~5층의 다세대 건물과 상가건물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동네다. 그러다 보니 동네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들은 다알고 지내는 사이다. 그러다 도로옆 상가가 다수 있어 동네 어르신들을 비롯해 주민들이 즐겨찾는 식당과 가게가 즐비하다.
이런 동네가 재건축을 할 경우엔 상가건물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다. 평당 1천만원이 넘은 지 오래된 안산의 분양가는 4~5층 건물의 감정가로는 한 채의 재건축아파트를 사려면 부담된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몰려 있는 선부3구역은 상가임대료로 노후보장을 생각했던 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순식간에 아파트 한 채만 달랑 두고 상가건물이 없어지는데 누가 생각해도 가만히 있지를 못할 것이다.
이번에 극렬한 조합해산을 촉구하는 선부3구역의 경우 2011년 9월 9일, 정비사업조합으로 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2015년1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분양신청 접수를 70%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2014년 선부3구역 조합원 중 일부는 조합해산동의여건 마련을 위한 진정민원을 접수하는 등 반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22명의 반대입장을 밝힌 주민들은 다시 조합해산 신청을 했지만 법원으로부터 신청서 미비 등으로 불가처리 되기까지 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해당 조례안을 개정해서라도 반대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음에도 주민들은 반응은 더욱 거세다. 일부 시의원이 선거때 언급했던 말을 실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에 안산시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이미 조합이 결성되고 진행중에 조합을 해산하는데 시의원이 개입한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위법에 근거해 조합이 설립돼 진행되는 사안임에도 이를 부정한다는 것은 앞으로 진행될 재건축조합 설립의 기준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안산시가 매몰비용 70%를 부담해야 할 관련조례안 개정은 성급하게 추진하다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 주민들은 인근 부천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안산시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시의원이나 안산시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먼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