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20. 10:07ㆍ안산신문
수목장과 행복추구권
대부도의 유명 사찰인 쌍계사는 조선시대 취촉대사가 용꿈을 꾸고 세운 절이다. 처음에는 꿈속에 용이 승천한 자리에서 맑은 물이 나와 정수암이라 불리었지만 조선 숙종때 죽헌스님이 쌍계사로 개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큰 느티나무가 두그루가 일주문을 대신해 서있다.
쌍계사 극락보전에는 유형문화재 181호인 목조여래좌상과 유형문화재 182호 현왕도가 모셔져 있다. 극락보전과 삼성각, 그리고 스님들이 머물고 있는 요사채, 신비한 용바위와 용왕각 등을 쌍계사를 들리면 볼 수 있다. 500년 이상된 전통사찰인 쌍계사는 그래서 대부도 주민들 뿐만 아니라 불교신자들은 한번쯤은 찾아가 불공을 드릴만한 역사깊은 사찰로 알려져 있다. 쌍계사는 대금산에 위치해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다.
대부도 대금산 송림은 오랫동안 대부도 주민들의 엄마 품속과 같은 곳이다. 100년 넘은 대부초등학교 교가 첫머리에 나오는 쌍계사 송림속을 기억하는 수많은 지역 주민들은 초등학생 시절 송림으로 소풍을 다니던 그리움이 있으며 넓은 바다를 보며 행복을 누려왔다.
그 송림에 역사깊은 사찰이 수목장 사업을 하려고 지난해 8월, 해당 종교단체서 수목장 사업승인을 받고 지난 1월에는 안산시에 종교단체 자연장지로 조성허가를 받았다.
뒤늦게 쌍계사가 수목장을 조성하려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 반대위를 구성하고 해당 종교단체는 물론이고 안산시에 진정을 냈다.
그러나 안산시는 관련법이 완화돼 인근 주민 사전 동의나 의견 청취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폈다. 납골당과는 달리 수목장 조성에는 관련법이 많이 완화되면서 안산시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불행중 다행인지 몰라도 허가나기전 사전에 조성행위가 발각돼 안산시가 관련 사진과 서류를 경찰에 제출, 고발하는 바람에 수목장 조성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사찰측에서는 안산시 정보공개 등을 요청하면서 사전행위가 이뤄졌다는 명확한 증거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산시가 일단 정당하게 고발했다고 하지만 해당 종교 본원에서 직접 요구하는 바람에 골치가 아픈셈이다.
사실 이번 갈등의 원인은 주민들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해당 법이 완화됐다 하더라도 종교시설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법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종교시설은 적어도 일반 회사처럼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서면 안된다는 것이다.
최근 파주 임진강 주변에 대규모 수목장을 조성하려한 회사가 주민들 몰래 추진하다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그렇다면 종교시설인 사찰에서 미리 인근 주민들에게 알리고 추진했다면 어떻게 상황이 전개됐을까 싶다.
주민들은 쌍계사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역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도 그 사찰에 불공을 드리고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법적인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추진했다면 종교시설로서 주민들의 배신감은 더할 수 있다.
더구나 수목장 조성지는 오랫동안 대부도 주민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대부도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으면서도 대금산 송림은 쌍계사가 있음으로 예전의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배신당했다는 서운함이 주민들은 있을 것이다.
최근 장묘시설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늘어나는 봉분시설은 국가적으로 토지활용에 비효율적이며 수목장 등은 자연친화적인 이유로 정부가 관련법을 완화한 이유일 것이다. 종교시설에서 법잣대를 들이대지말고 지역 주민들에게 ‘수목장 조성’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사전에 설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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