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사설-동산고가 주목받는 이유

2019. 9. 26. 13:52안산신문

동산고가 주목받는 이유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지정취소를 거부한 동산고등학교가 지난달 28일, 법원에 신청한 ‘효력정지가처분’이 받아 들여져 일단 유지다. 안산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다행이지만 아직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재판부는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로써 동산고는 일단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면서 내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동산고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인 70점에 미치지 못하는 62.06점을 받아 재지정 취소가 결정됐으나 학부모들이 집단으로 항의에 나서 “경기도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운영성과 평가 기본계획’과 ‘평가지표’는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기 위해 만든 평가지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자사고 지정조건 변경사유가 발생할 때는 해당학교와 협의를 거쳐야 함에도 전혀 아무런 협의없이 2019년 새로운 평가지표를 도교육청이 발표했다”고 반발한바 있다.
동산고는 실제 평가에서 재지정을 위한 충분한 점수를 받았으나, 교육청 재량으로 –12 감점으로 점수가 떨어지면서,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기도 했다.
동산고는 경기도내 유일한 자율형사립고로 안산시민이 은근히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때 다른 도시에서 인재들이 영입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관내 학생들의 기회가 적다는 말들이 있었지만 동산고는 나름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동산고의 역사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산동산교회를 중심으로 세워진 동산고는 그 동안 학업과 신앙을 매체시킨 학교로 발돋움 해왔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시절 정부차원에서, 학교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학교를 운영하도록 추진한 자율형 사립고가 허락되면서, 2009년에 자사고로 전환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기독교 건학이념에 따른 학교의 정체성을 견지해 성경교육과 함께, 학업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학교로 발전해 온 것이다.
그런데 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학교를 불과 10여년 만에 해체하기 위해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당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자사고는 국가의 도움 없이, 교사의 급여를 포함한 모든 학교 운영을 위한 경비를 100% 자급하는 학교다.
항간에는 자사고는 지역에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주장도 있으나, 동산고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이 학교는 안산지역 학생이 30%이상이며, 나머지 학생들도 경기도 지역과 안산 인근에 있는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흔히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한다. 그런데 정부가 인정해 만들어진 학교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꿔버리면, 그 교육의 결과와 미래는 누가 보장할 것인가? 부수고 무너뜨리는 것은 쉽다. 그러나 명문 학교를 세우고, 전통을 만들어가는 것은 힘들다. 교육의 중심에는 반드시 아이들이 먼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