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내기골프

2021. 3. 3. 13:15안산신문

내기골프

 

박현석<편집국장>

 

안산에서 갑자기 ‘내기골프’ 단어가 회자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인터넷언론인 A사에서 윤 시장이 사업자 2명과 병원 이사 1명과 골프장에서 내기골프를 쳤다고 보도하면서 안산시청이 발칵 뒤집어 졌기 때문이다.
옛 안산시 공보관실로 불렸던 안산시 대변인실은 보도가 나오자마자 즉각 전혀 사실무근임을 브리핑 자료를 통해 밝히고 윤 시장은 골프를 할 줄 모른다고 단정했다. 이와 함께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강력히 대응 할 것을 예고했다. 곧바로 다음날 24일, 안산시대변인 명의로 기사를 보도한 A사 기자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내기골프’ 비난은 주로 사회적 리더나 공인이라 할 수 있는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들이 많이 받는다.
일반인들은 통상적으로 내기골프를 쳐도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공인(公人)’이라는 위치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내기골프’라는 단어가 일반서민들이 듣기에 거북하고 상대적 박탈감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안산시 대변인실이 밝힌 ‘시장이 내기골프를 치지 않았으며 골프를 시장이 할 줄 모른다’고 했으니 A사의 기사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선상에서 논란이 시작된다. 골프를 칠 줄 모르는 시장이 내기골프를 쳤다고 했으니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기골프’라는 단어는 사회적 통념으로 봤을 때 비난받는 단어다.
최근 한 리조트 사장의 내기골프가 청와대 청원글까지 올라 온 글이 있었다. 다름 아닌 평창알펜시아리조트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영광의 중심지로 지난 2009년 준공한 평창 알펜시아리트는 분양실패로 건설비용 1조4000억원의 빚더미에 앉았다. 이후 6천94억원을 혈세로 갚고 나머지 7천700억원의 부채를 안은 채 지난해 10월부터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의 알펜시아리조트 대표의 내기골프 청와대 청원에는 ‘상습 공짜 라운딩, 돈내기 골프’ 알펜시아 대표이사 3개월 감봉 솜방망이 징계, 경영진 해임을 건의합니다’라는 글이다.
청원자는 “알펜시아 경영진으로서 근무시간에 상습적으로 돈내기 골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은 충격인데, 감사를 진행했던 강원도개발공사가 월12만원의 3개월 감봉과 대표이사 사과문으로 서둘러 마무리 지으려하고, 경징계를 중징계처럼 언론기사와 뉴스에 발표, 게다가 3개월 감봉의 경징계를 받은 대표이사와 본부장은 이런 기사가 터지는 가운데도 반성은 커녕 이번 감사건을 제보한 의심자들을 색출해서 인사상 불이익을 줄지에 대해 보복할 준비(현재 직원들 인사평가 진행중)만 한다. 저런 부도덕한 분들이 직원들을 평가한다는 것에 과연 공정한 인사평가가 이루어질까 벌써부터 직원들은 두려워하고 있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어 “3개월 감봉징계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데, 돈내기는 했지만 도박은 아니다. 딴돈은 캐디피와 간식비로 쓰고 나머지는 돌려주었다는 우스운 변명으로 직원들과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강원 시민단체들도 알펜시아리조트 경영진에 대한 재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강원평화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강원개발공사는 지난 15일 자체 감사 결과를 통해 3개월 경징계를 해 ‘솜방망이’, ‘제 식구 감싸기’ 징계라는 비난이 고조됐다”며 “강원지사는 재감사 여부를 강원도민에게 속히 공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예를 보더라도 내기골프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안산시 대변인실이 보도 이후 곧바로 밝힌 ‘윤시장의 내기골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단정과 강력한 법적대응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시민들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