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12. 10:03ㆍ안산신문
안산읍성과 정조대왕 어가행렬
박현석<편집국장>
모든 국가 의례(儀禮)를 행하는 의식에는 반드시 역동적이고 생생한 현장감이 있는 어가행렬(鹵簿:노부)이 있었다. 특히 조선왕조는 수백가지 의식에 따른 수많은 어가행렬이 역대 임금의 의식을 통해 다양하게 있었는데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세종실록(世宗實錄)> 등 문헌으로 그 내용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중 반차행렬(班次行列)은 제향을 모실 때 채택했던 어가행렬로서 그 성격상 향연의 성격은 생략하고 엄숙 하고 장엄한 행차(行次)에 역점을 두어 열성조의 제례를 행하였다.
조선 건국 초기에 태종(太宗)은 이조판서 허조(許稠)에게 일러 그때까지 전해오던 제의(祭儀)를 집대성 하도록 했으나 미흡하여 예관(禮官)들이 재량껏 집행하는 일이 많다가 세종(世宗) 때에 이르러 다시 명하여 길례(吉禮), 가례(嘉禮), 빈례(賓禮), 군례(軍禮), 흉례(凶禮) 등을 정립하여 신미년(1451)에 완성하였다. 이때 관례(冠禮)도 강구하였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하였고, 이미 완성된 네가지 예와 허조가 자료를 모아 엮은 오례(五禮)를 <세종실록>에 적어 오늘에 이른다.
특히, 가례 부분에는 노부의 차제(次第)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한편, 세종(世宗) 때부터 예제(禮制)가 정립되자 성종(成宗)에 이르러서 <국조오례의>를 편찬함으로써 국가의 기본 의례가 비로소 정립되었다.
이 가운데 정조대왕 어가행렬은 안산과 인연이 깊다. 조선시대 가장 규모가 크고 장엄했던 정조대왕 융릉행차 어가행렬이 10월 8~9일 이틀에 걸쳐 재연하는 구간별로 공동 주체하는 행사였다.
서울 창덕궁 돈화문을 출발 숭례문을 지나 노들섬 배다리를 건너 시흥 안산을 거쳐 수원화성행궁 그리고 융릉에 도착을 하는 과정이다.
구간별로 지역에 맞는 여러 이벤트 행사가 진행이 되었다. 안산도 지난 8일, 안산읍성 정조대왕 어가행렬 행사를 펼쳤다. 안산 수암동에 위치한 안산읍성에서 제13회 안산읍성 문화예술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행사가 진행됐다.
안산읍성 문화예술제는 안산읍성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려 역사적 자긍심과 애향심을 심어주고자 매년 개최되고 있다.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안산읍성은 수암봉의 등줄기를 이용하여 평지를 감싸도록 쌓은 평산성이며 안산읍성에는 관아지와 객사가 있다.
안산읍성과 관아지는 군사적 목적보다는 행정적인 역할이 중시된 유적지다. 조선 전기에 축조되어 조선시대 말기까지 남아 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늘날 안산시의 바탕이 된 곳이다.
안산 객사는 1797년 정조 21년에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 능 현륭원으로 가기 위해 하룻밤 머물렀던 곳이어서 안산 행궁이라고도 하는데 정조대왕이 묵은 곳이다.
안산 객사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당시 개혁과 대통합으로 태평성대한 나라를 이끌고자 했던 정조대왕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하니, 정조의 숨결을 느낄수 있다.
안산시의 지명이 86년 신도시 명칭으로 지정된 것도 이처럼 ‘안산읍성’이 있음으로 해서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안산시는 신도시지만 그만큼 역사가 깊은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역사를 계승, 발전시키는 역할이 중요하다. ‘안산’이라는 도시의 태동과 역사적 이야기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인식 시켜주는 일을 현재의 안산시민들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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