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사과(謝過)

2025. 3. 19. 09:16안산신문

사과(謝過)

박현석<편집국장>

지난 13일, 대법원은 박순자 전 국회의원과 시의원 2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소속 안산시의원 2명이 당선무효가 되면서 시의원직을 상실했다.
더불어민주당 안산시의회 소속 시의원들은 14일, 즉각 성명서를 내고 이대구, 이혜경 두 의원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최종 확정 받은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국민의힘과 해당 의원들의 공식적인 사과와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중대한 범죄”라며 “공정한 선거를 기대했던 안산시민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에 대해 두 전직 의원은 깊이 반성하고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의회가 부활한지 34년이 됐다. 특히 기초의회, 즉 시.군.구 의회 등 기초자치단체 의회는 이른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이자, 지방자치 실현의 최일선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기초의회는 의원 간 알력 다툼이나 비리 등 잡음으로 34년 역사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안산시의회도 과거 각종 이슈로 몸살을 앓았다. 굳이 파란만장했던 안산시의회의 과거 이야기를 들춰내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한 번도 해당 시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단 한마디의 사과는 하지 않았다. 지역 여론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謝過) 등을 촉구했음에도 용기있는 풀뿌리 리더들이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 당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사과를 촉구하라는 일이 늘 벌어졌다. 이 부분에서는 많이 아쉽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시의원들이나 기초단체장은 당을 떠나서 그를 지지해준 많은 시민들에게 죄송함과 송구함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 그게 바름을 지향하는 기초의원들과 기초자치단체장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혹여나 정당정치로 엮여 있는 기초의회나 기초자치단체의 사과는 말도 안되는 지꺼리라고 비아냥 거릴지 몰라도 그렇게 가야되는 것이 맞다. 왜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않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들은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또 정당인이라는 이유로 올바른 행동. 지극히 상식적인 사과라는 행위를 무시한다. 그들에게 시민들은 단지 선거 때만 임금처럼 떠받는 일시적인 소모품에 해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좋지 않는 습성은 바뀌어야 한다.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나몰라라 하는 행위는 적어도 그들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