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신문]데스크-추모공원 핵심은 지역사회 교감

2018. 6. 8. 09:12안산신문



추모공원 핵심은 지역사회 교감

박현석 <편집국장>

시장 선거에 나선 윤화섭, 이민근, 박주원 후보는 경력이 화려하다. 윤 후보는 도의회 의장을 2번이나 한 경력으로 지역발전에 큰 보탬이 됐다. 이민근 후보는 시의원 3선을 역임하며 시의회 부의장과 의장, 상임위원장을 두루 맡아 안산시 행정에 누구보다 밝다.
박주원 후보도 전임 시장을 수행하며 전국 최초로 민원 24시 운영으로 행정 패러다임을 바꿔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시장 후보들은 5월 31일부터 불철주야 자신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치열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논평을 통한 도덕성 제기나, 가장 선거이슈인 봉안시설을 포함한 세월호 추모공원 화랑유원지 조성에 대한 논란, 그리고 다양한 정책 공약은 유권자가 판단을 쉽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특히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논란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두고 논쟁거리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제종길 현 시장이 봉안시설을 포함한 장소로 화랑유원지에 조성하겠다고 국회 정론관에서 2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지역 국회의원들과 지역 위원장들이 함께 선언한바 있다.
그러나 윤 후보는 4일, 선관위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화랑유원지를 안산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16유가족협회와 시민연대는 나아가 전체 화랑유원지 전체 면적에 0.1%도 200평 남짓 되는 곳에 봉안시설을 꾸미겠다고 하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선거철을 맞아 이를 반대하는 후보들은 ‘납골당(봉안시설)’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어감이 가미된 단어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어쨌든 봉안시설이나 납골당은 같은 뜻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논제의 중심에 아주 기본적인 핵심이 빠져 있다. 재난안전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구지하철화재사고를 추모하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테러 참상을 세계와 공감하는 오클라호마 국립박물관·추모공원의 사례를 볼 때 가장 큰 핵심은 지역사회와의 교감이다.
봉안시설을 포함한 세월호 추모공원의 화랑유원지 조성 논란의 가장 큰 이유는 봉안시설 면적의 크기가 아니다. 지역 사회의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출마한 시장후보들도 하나같이 세월호 추모공원의 조성은 반대하지 않는다. 문제는 시민들과 교감 없는 일방적 선언으로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판에서 이를 반대하는 후보들의 거센 주장이 심지어 막말로까지 이어질 정도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일부 리더의 가벼운 판단이 민·민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당장의 큰 그림과 완성보다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는 것부터 의미를 담아서 조금씩 논의를 진전시키면서 지역사회와 꾸준한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인내심과 노력이다. 그 다음으로 희생자 유가족들만이 슬픔을 추모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민들의 일상 공간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아름다운 공원이자 생명 교육의 장소로, 미래를 위한 가치와 의미를 담은 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추모공원은 생명의 귀중함에 대한 사회 통합의 가치가 구현된 장소로서 안산시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그러한 방안을 통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현재 우리의 문화적 방식을 제시하고 그 문화적 방식이 주민들의 의지와 참여를 통해 마을과 사회의 형태로 재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분열된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공통의 과제이자 가치다.